[비즈니스포스트] 이달 출범 2주년을 맞은 SK온이 비약적인 매출 확대에 걸맞는 수익성 조기 확보를 위해 해외 생산기지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북미지역 등 배터리 공장 증설로 외형이 크게 확대됐지만, 전기차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우세해지면서 연내 분기 흑자전환 달성이라는 목표가 희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SK온 매출 확대에도 올해도 분기 흑자전환 불투명, 업황 악화에 수율 개선 절실

▲ SK온이 출범 2년차를 맞아 올 상반기 매출이 대폭 증가하는 등 흑자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수율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지동섭 SK온 대표이사 사장으로서는 그동안 발목을 잡아온 수율 문제를 해결하는데 더욱 집중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8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SK온은 2021년 4분기 매출 1조665억 원에서 2023년 2분기 매출 3조6961억 원을 기록해 매출이 3.5배로 확대되는 등 출범 후 6분기 연속 매출 신장세를 이어갔다.

SK온은 영업손실도 대폭 줄였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부조항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 1670억 원이 반영되면서 수익성을 대폭 개선한 것이다.

SK온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6961억 원, 영업손실 1315억 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약 186.9% 늘고 영업손실은 59.7% 줄었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이렇듯 2분기 실적을 통해 SK온이 수익성 개선세를 입증하면서 2023년 안으로 분기 단위 영업흑자를, 내년에는 연간 단위 영업흑자 전환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공장 수율이 개선되고 임직원 격려금 등 일회성 비용도 소멸돼 2분기 영업적자가 줄었다”며 “미국공장 가동률·수율이 추가 개선되고 첨단생산시설 세액공제가 분기별로 정상 반영된다면 올해 4분기 SK온은 영업이익 656억 원을 내며 흑자로 전환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하나증권은 SK온이 2024년 매출 21조1710억 원, 영업이익 7724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추정치보다 매출은 약 39.4% 늘고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다만 최근 전기차 수요 감소와 중국 업체들의 배터리 과잉생산에 따라 배터리 판매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등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클레이 맥도너 리비안 최고재무책임자는 최근 골드만삭스 컨퍼런스에서 "올해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면서 배터리 가격도 하락세를 보였다“며 ”올해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리비안은 미국의 전기차 제조 스타트업이다.

이와 더불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8월 중국 리튬이온배터리 평균판매가격이 7월 대비 10.4%가량 급격히 하락했으며 중국 업체들의 배터리 과잉생산 영향으로 올해 내내 배터리 가격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SK온의 흑자전환 성공 여부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전망도 제기됐다. 영업손실을 대폭 줄이긴 했지만 2분기에도 1천억 원이 넘는 손실이 난 점에 대한 우려섞인 시각도 존재하는 것이다.

다만 SK온이 이렇듯 계속해서 적자기조를 겪는 문제는 만성적 문제라기보다는 급작스런 생산시설 증설로 인해 초기 수율이 낮게 나타나면서 발생하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수율은 전체 생산품 가운데 완성품이 차지하는 비율로 회사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생산시설을 급속도로 확대할 경우 초기에는 공장 운영 미숙과 노하우 부족 등으로 인해 제품 가운데 불량품이 발생하는 수율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SK온은 2021년 10월 SK이노베이션에서 별도법인으로 독립한 뒤 2021년말 22.5GWh에서 2022년말 기준 약 71.7GWh로 빠르게 생산능력을 늘린바 있으며 생산규모를 2025년 280GWh, 2030년 500GWh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공격적 증설로 비용 확대와 낮은 수율 문제를 겪는 등 올해 2분기까지 영업손실을 털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전체 가동률과 수율을 끌어올리지 못했으나 최근 들어 이런 문제점을 점차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폴란드 공장에서 신규 라인이 정상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2~3년이 필요했다"며 "최근 배터리업계의 수율 안정화 기간이 단축되고 있어 SK온도 올해 하반기로 가면서 수율 정상화가 가속화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SK온 매출 확대에도 올해도 분기 흑자전환 불투명, 업황 악화에 수율 개선 절실

지동섭 SK온 대표이사는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220GWh 이상으로 크게 확대하고 글로벌 3대 배터리 회사로 올라서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SK온과 포드가 세운 미국 배터리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 켄터키 1공장의 모습이다. < SK온 >

SK온 역시도 자체적으로 시간이 지나면 운영이 안정되고 노하우가 쌓이면서 수율이 차츰 개선된다고 전망하고 있다.

SK온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SK온은 가장 오래 가고 가장 빨리 충전되는 배터리를 추구해왔으며 이러한 높은 품질과 경쟁력에 대한 완성차업체의 호응에 따라 최근 실적이 개선됐다고 본다”며 “최근 세계에서 신규 공장을 다수 건설함에 따라 초기 수율 문제를 겪는 것 같지만 공장 운영 노하우 축적 등으로 차츰 수율이 높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지동섭 대표이사는 이러한 점차적인 수율 개선 등에 힘입어 SK온을 글로벌 톱티어(최고) 배터리업체 가운데 하나로 발전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 대표는 이미 연간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을 2022년 88GWh에서 2025년 220GWh 이상으로 확대하고 글로벌 3대 배터리 회사로 올라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는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 특파원들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우리는 미국 블루오벌SK 설립을 통해 미국에서 확실한 사업적 지위를 갖게 됐다“며 ”블루오벌SK가 완성되면 오는 2025년에는 글로벌 톱3 안에 드는 배터리 회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블루오벌SK는 SK온과 포드의 미국 배터리생산 합작법인이다. 전찬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