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중공업이 국내 조선3사 가운데 가장 빠르게 수익성 개선 흐름을 보이며 이익체력을 높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은 미래성장동력과 관련한 자율운항선박과 친환경선박 분야에서 선두주자인 HD현대그룹의 HD한국조선해양을 바짝 추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 수익성 개선 속도 HD현대 앞질러, 정진택 미래 선박도 추격 박차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지난 8년간 이어진 영업적자를 끊고 올해 빠르게 수익성을 개선하는 여세를 몰아 자율운항선박과 친환경선박 등에서 HD한국조선해양에 대한 추격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증권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800억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냈는데 하반기에도 이익 확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616억 원으로 2분기보다 5%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 영업이익은 800억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매출 3조5509억 원, 영업이익 785억 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HD한국조선해양은 상반기 매출 10조2960억 원, 영업이익 523억 원을 냈다. 매출은 삼성중공업과 비교해 3배가량 높았지만 영업이익은 200억 원 넘게 밑돌았다. 

HD한국조선해양은 1분기 영업손실을 본 뒤 2분기부터 영업이익을 내면서 삼성중공업에 뒤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오션은 상반기 매출 3조2605억 원, 영업손실 2218억 원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영업흑자 전환을 이루지 못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연간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2천억 원을 넘어서며 2015년부터 8년 동안 이어지던 영업적자 고리를 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여세를 몰아 내년에는 영업이익이 5천억 원을 넘어서며 올해 추정치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진택 사장은 이렇게 높아진 이익체력을 바탕으로 자율운항선박과 친환경선박 분야의 글로벌 선두로 꼽히는 HD한국조선해양 추격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영업흑자 기조에 들어선 만큼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힘을 쓸 여력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9월 해운사 팬오션과 디지털 선박관리 플랫폼 공동개발협약을 맺으면서 자율운항선박 사업에 힘을 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삼성중공업은 자체 개발한 디지털트윈 기반 선박관리 플랫폼을 2024년 1월 팬오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뉴에이펙스호에 탑재해 실증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디지털트윈이란 현실세계 사물을 가상세계에 그대로 구현하는 자율운항선박의 핵심기술로 꼽힌다. 

삼성중공업은 인공지능을 탑재한 선박관리 플랫폼으로 선박운항정보를 실시간 분석하고 선박 내 모든 시스템의 성능과 장비를 통합관리·최적화해 선박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사장은 "삼성중공업은 자율운항선박의 핵심기술인 디지털트윈에 집중하고 있다“며 ”자율운항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글로벌 시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앞서 7월에는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대한민국과 남중국해를 잇는 구간에서 선박 자율운항기술 검증에 성공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은 6월26일부터 7월1일까지 거제조선소에서 건조한 1만5천 TEU(20피트 컨테이너 적재량 단위)급 대형 컨테이너선에 독자 개발한 원격자율운항 및 스마트십 시스템을 탑재하고 거제에서 출발해 대만 가오슝항까지 약 1500Km를 운항했다. 

이 컨테이너선은 반경 50Km 이내의 선박과 부표 등 9천 개 이상의 장애물을 정확히 식별하고 90번에 걸쳐 실제 선박과 마주친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우회 경로를 안내하는 성과를 냈다.
삼성중공업 수익성 개선 속도 HD현대 앞질러, 정진택 미래 선박도 추격 박차

▲ 삼성중공업의 스마트십 기술인 'SVESSEL'을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 갈무리. 

정 사장은 친환경선박 사업에서도 HD한국조선해양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7월 대만 선주사로부터 1만6천TEU급 메탄올추진 컨테이너선 16척을 수주한 바 있다. 수주 규모는 약 4조 원에 달했다. 

이전까지 발주된 109척의 메탄올 추진선 가운데 HD한국조선해양은 43척을 수주했는데 그동안 수주 성적이 없었던 삼성중공업이 한꺼번에 16척이나 수주해 빠르게 추격하는 모양새가 됐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연료인 벙커C유보다 황산화물 99%, 질소산화물 80%, 이산화탄소 배출은 20% 이상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연료로 꼽힌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수주를 통해 계기로 향후 액화이산화탄소(LCO2)운반선, 암모니아·수소운반선 등 친환경선박 시장에서 수주를 더욱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뿐 아니라 정 사장은 부유식 이산화탄소 저장·주입 설비(FCSU), 해상원전 플랜트, 부유식 해상풍력 플랜트 등 삼성중공업이 기술적 강점을 지난 해양플랜트에서도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미래 디지털기술과 친환경 기술 개발에 힘쓰면서 강화되는 환경규제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에 대응할 것이다”며 “향후 최고 제품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인류의 미래를 선도하는 최고의 글로벌 조선해양 선도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전찬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