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애플 부품주 주가가 아이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휘청이고 있다. 

과거 애플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관련 주가가 반등했던 사례들과는 반대로 중국 수요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아이폰15 ‘신상효과’에도 휘청이는 애플 부품주, 저점매수 전략 유효할까

▲ 신제품 아이폰15 출시를 앞두고 아이폰 주가가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현지시각으로 8일 애플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0.35%(0.62달러) 상승한 178.18에 장을 미쳤다. 현지시각으로 6일(-3.58%), 7일(-2.92%) 주가 급락 이후 3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해 최근 하락폭을 소폭 되돌렸다. 

애플 주가는 8월 중 180달러 위로 올라선 뒤 5일 189.7달러까지 오르면서 190달러를 바라보고 있었으나 최근 급락으로 170달러 선으로 내렸다. 

애플 주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증시 애플 부품주 주가도 함께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직전 거래일까지 3거래일 동안 LG이노텍(-10.1%), LG디스플레이(-6.0%), 덕우전자(-6.3%), 비에이치(-8.09%) 등 종목 주가가 빠르게 내렸다. 이날에는 LG이노텍(1.64%), LG디스플레이(0.31%), 덕우전자(0.53%) 등 주가가 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했지만 앞선 하락폭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특히 LG이노텍 주가는 8일 장중 23만9천 원까지 내리면서 52주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75%로 높은 수준이다.

과거 이들 종목 주가가 애플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판매량 반등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던 것과는 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15 시리즈를 현지시각으로 12일 공개한다. 전작과 같이 일반형, 플러스, 프로, 프로 맥스 등 4종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15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중국 정부의 아이폰 사용금지, 중국 화웨이 신제품 호평 등에 아이폰 수요둔화 우려가 불거지면서 기대했던 만큼 주가에 ‘신제품 출시 효과’는 나타나고 있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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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의 최근 3달 주가추이.

양승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금지령이 국영 기업과 다른 공공기관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며 “화웨이가 최근 출시한 신제품이 아이폰 신제품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중국 내에서 아이폰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되면서 애플과 국내 애플 부품주 주가가 급락했다”고 말했다. 

투자자별로 살펴보면 중국 아이폰 사용금지 우려가 제기된 6일 이후 기관투자자, 외국인투자자가 빠져나가면서 주가가 약세로 돌아섰다. 최근 이슈를 악재로 받아들이면서 매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두고 실제 영향에 비해 우려가 과도한 수준으로 반영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 내 아이폰 금지령이 확대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높지 않은데 관련 종목 주가에 우려가 높은 수준으로 반영됐다는 것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아이폰 판매금지 조치는 경제적 득실을 고려할 때 실익이 없는 것으로 판단돼 전면 확대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중국 아이폰 금지 우려가 과도한 이유는 중국 모든 지역의 아이폰 판매 전면금지라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이들 비중이 아이폰 부품기업 전체 매출에서 불과 3.3%~9.4%를 차지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중국 아이폰 불안심리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과도한 측면이 있어 향후 투자심리 반전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봤다. 

양승수 연구원도 “아이폰15의 경우 프리미엄 위주의 스마트폰 시장 재펀과 높은 잠재수요에 따른 글로벌, 중국 내 견고한 수요가 예상된다”며 “하반기 아이폰 부품기업의 상대적 실적 우위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아이폰 부품주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수요둔화 우려 등 아이폰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우려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는 점은 감안할 필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아이폰에 대한 눈높이는 연초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며 “수요를 둘러싸고 소비 환경과 경쟁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최근의 눈높의 하향 트렌드는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나가는 과정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봤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