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중공업이 오랜 적자 고리를 끊어내고 올해 9년 만에 영업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흑자전환과 3년 연속 수주 초과달성의 기세를 몰아 강점을 지닌 해양플랜트 사업에서도 성과를 거둬 성장세를 이어가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올해 9년 만에 흑자 '청신호', 정진택 해양플랜트 수주 고삐 죈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흑자전환과 3년 연속 수주 초과달성에 힘입어 해양플랜트 사업에서도 성과를 거둬 성장세를 이어가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 삼성중공업 >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올해 상반기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고가 수주한 선종의 수주가 지속해서 실적으로 연결되며 올해 연간기준으로도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연간기준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면 2015년 이후 8년 동안 이어진 영업적자 고리를 끊게 되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9457억 원, 영업이익 589억 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36.4% 늘고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애초 컨센서스는 매출 1조9311억 원, 영업이익 423억 원 이었는데 실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현재 남아 있는 수주 잔고 역시 고가 선종 위주로 구성된 만큼 이익 증가 추세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 측은 흑자기조 유지의 원인으로 선가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비중이 높아지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선박 건조량이 늘면서 매출이 늘고 고정비 절감 효과가 발생한 점도 영업수지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수주 성과도 좋은 편이다. 지난해보다 더 높은 가격을 인정받는 선종을 수주하며 내년 이후 실적 전망도 밝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8월까지 LNG운반선(LNGC) 6척, 컨테이너선 16척, 탱커 2척,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FLNG) 1척을 수주하면서 연간 수주목표 95억 달러의 약 66%를 달성했다.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는 해양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채굴·정제해 액화천연가스(LNG)를 만들어 저장하는 시설이다.

특히 대만 선사 에버그린과 수주한 컨테이너선 16척은 대량 수주에도 가격 할인이 거의 없는 높은 선가에 계약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 사장은 향후 일반 상선보다 가격이 높은 해양플랜트를 위주로 수주 성과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플랜트는 조선3사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분야다. 

현재까지 세계에서 건조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 4척 가운데 한화오션이 건조한 1척을 뺀 3척이 삼성중공업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정 사장도 해양플랜트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는 2014년부터 3년 넘게 삼성중공업 리스크관리(R&M) 팀장으로 있으면서 발주 물량 위험도 측정과 일감의 리스크를 선별하는 작업을 맡았다. 
 
삼성중공업 올해 9년 만에 흑자 '청신호', 정진택 해양플랜트 수주 고삐 죈다

▲ 삼성중공업은 올해 8월까지 LNG운반선(LNGC) 6척, 컨테이너선 16척, 탱커 2척,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FLNG) 1척을 수주하면서 연간 수주목표 95억 달러의 약 66%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의 모습. < 삼성중공업 >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여러 수주 후보군을 확보해 놓고 있다. 

삼성중공업 측은 2분기 실적발표 설명을 통해 “코랄술 2 FLNG, 델핀 FLNG 1·2호기, 세다(Cedar) FLNG 등 여러 수주 풀을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연간 2기 수주 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만약 한 해에 FLNG를 2기씩 수주할 경우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연간 30억 달러를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올해 초 제시한 수주 목표 90억 달러를 초과 달성할 것이다”며 “코랄, 델핀 사 등 하반기 최종투자결정(FID)를 앞둔 FLNG선 수주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하반기 수주 모멘텀이 가장 강한 회사는 삼성중공업일 것이다”고 바라봤다. 전찬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