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코스피와 코스닥의 신용융자잔고가 크게 늘어나면서 국내 증시에 수급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코스닥 중형주를 비롯해 신용융자 잔고율과 공여율이 높은 코스닥 대형주와 코스피 소형주 역시 변동성 확대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증권업계 의견이 나왔다.
 
대신증권 “수급 불안 커진 증시, 신용융자 높은 중형주 변동성 확대 경계”

▲ 25일 대신증권은 신용융자 잔고율과 공여율이 높은 종목의 변동성 확대를 주의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사진은 한 은행의 딜링룸.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5일 “코스피와 코스닥의 신용융자잔고가 20조 원을 넘어서면서 반대 매매에 따른 수급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시장 평균 대비 신용융자 잔고율과 공여율이 과도한 종목들이 취약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전날 코스피에서는 대성홀딩스와 세방, 삼천리, 서울가스, 다올투자증권 등 5종목, 코스닥에서는 선광, 하림지주, 다우데이타 등 3종목이 특정 외국계 증권사의 대규모 매도 물량으로 주가가 하한가까지 내렸다.

시장에서는 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분에 대해서만 차액을 결제해 거래하는 CFD(차액결제거래) 계좌의 반대매매에 따른 매도 물량이 출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CFD 거래 관련 데이터는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데 상당한 제약이 있다”며 “하지만 신용융자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볼 경우 수급 변동성 확대 원인은 높아진 레버리지 부담이었다고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전날 하한가까지 내린 종목들은 신용융자 잔고율과 공여율이 시장 평균을 크게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신용융자 잔고율은 특정 종목의 전체 상장주식 가운데 신용융자가 차지하는 비중, 신용융자 공여율은 그날 거래량 가운데 신용융자 거래로 이뤄진 비중을 말한다.

최근 5일 평균 코스피 전체 종목의 신용융자 잔고율은 0.98%, 공여율은 7.44%로 나타났는데 전날 하한가를 보인 종목들은 평균 잔고율이 10%를 넘고 공여율은 평균 30%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코스닥의 경우 잔고율과 공여율이 각각 2.2%와 6.9%인데 하한가 종목의 평균 잔고율과 공여율은 각각 10.2%와 22.7%로 나타났다.

잔고율과 공여율이 높으면 그만큼 신용융자거래가 많이 이뤄져 반대매매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신용융자잔고는 20조4천억 원으로 연초보다 3조9천억 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코스닥은 현재 10조5천억 원 수준으로 2022년 4~5월 고점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연구원은 “신융융자거래는 증시 상방을 열어주기도 하지만 하방압력을 가중하는 양날의 검이다”며 “특히 코스피보다 개인투자자 수급 영향이 더 큰 코스닥이 레버리지 위험에 민감하다”고 경계했다.

코스닥 종목 가운데서도 특히 중형주가 가장 높은 신용융자 잔고율과 공여율을 보이고 있어 수급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코스닥 중형주는 신용융자 잔고율과 공여율이 각각 2.4%, 12.0%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원은 “신용융자 잔고율과 공여율이 높아질수록 주가 하방위험이 발생할 때 급매 현상은 더욱 증폭될 수 있다”며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아닌 단순 수급으로 주가의 비이상적 움직임이 나타날 경우 결국 수급 변동성 확대로 가격조정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