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3년 만에 수주에 성공한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내년에도 추가 일감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최성안 부회장의 대표 내정에 발맞춰 해양플랜트 일감 확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최 부회장이 ‘플랜트 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해양플랜트 사업의 이익 기여도가 앞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Who] 삼성중공업 내년 해양플랜트 수주 밝다, '전문가' 최성안 자신

최성안 삼성중공업 공동대표이사 부회장 내정자가 해양플랜트 일감을 안정적으로 실적으로 연결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내년 추가로 FLNG(부유식 천연가스 액화·저장·하역설비) 1기를 더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미국 델핀 FLNG, 모잠비크 2차 코랄 FLNG 등이 발주될 것”이라며 “이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최소 1개의 FLNG 해양플랜트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올해 연말 해양플랜트에서 성과를 거뒀다.

삼성중공업은 22일 아시아 지역 선주로부터 해양생산설비 1기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15억 달러(약 2조 원)다.

이번 수주는 2019년 인도 릴라이언스의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 수주 뒤 3년 만에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해양플랜트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이번에 수주한 해양플랜트는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가 발주한 FLNG(부유식 천연가스 액화·저장·하역설비)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2014년 페트로나스로부터 수주한 페트로나스 두아(PFLNG DUA)를 2020년 성공적으로 인도한 것을 포함해 지금까지 세게에서 인도된 FLNG 4척 가운데 3척을 건조했다. 

삼성중공업은 강점을 지닌 FLNG를 중심으로 앞으로 해양플랜트 수주잔고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1월 말 기준 수주잔고 302억 달러 가운데 상선 부문이 274억 달러를 차지하지만 시추설비와 생산설비 부문은 28억 달러에 그친다.

또 최근 수주한 페트로나스의 FLNG가 내년 수주실적에 잡히는 만큼 추가 해양플랜트를 수주한다면 내년에도 전체 수주목표를 채울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특히 ‘플랜트 전문가’로 꼽히는 최 부회장의 대표 내정과 맞물려 오랜만에 조 단위 규모의 해양플랜트 수주 성과를 올린 점이 주목된다.

최 부회장이 해양플랜트 부문 장기를 살려 삼성중공업 경영 정상화에 힘을 실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최 부회장은 임기 동안 해양플랜트 일감의 안정적 매출화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지금까지 FLNG에서 한 번도 손실을 본 적이 없고 현재 유가도 해양플랜트 손익분기점인 60달러를 웃돌고 있다.

다만 해양플랜트 1척은 최소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건조인 만큼 이익 규모도 크지만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동반되어야 한다. 삼성그룹이 플랜트 전문가인 최 부회장을 삼성중공업 대표로 내정해 정진택 사장과 공동대표체제를 갖추도록 한 이유다.

최 부회장은 1989년 삼성엔지니어링 화공사업팀에 인사한 뒤 삼성엔지니어링에서만 30년 넘게 일해온 플랜트 전문가로 꼽힌다.

최 부회장은 2018년 어려움을 겪던 삼성엔지니어링 대표를 맡은 뒤에 실적 상승세를 이끌며 삼성엔지니어링 부활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육상플랜트에서 노하우를 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에 안정적으로 접목하는데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부회장이 안정적으로 해양플랜트 건조를 이끈다면 삼성중공업의 이익 규모를 늘리는데 힘이 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내년에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해양플랜트 수주를 늘리고 이를 착실히 실적으로 바꾼다면 2024년 이후에도 안정적 흑자기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2년 동안 상선 부문의 일감 확보를 통해 풍부한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신규 수주 94억 달러를 기록해 연간 수주목표 88억 달러의 107%를 달성했다. 지난해에도 연간 수주목표 91억 달러의 134%에 이르는 122억 달러를 수주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삼성중공업이 2015년부터 이어진 적자의 늪에서 탈출해 내년 1천억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수주한 FLNG가 1년가량의 설계를 거쳐 본격적으로 건조에 돌입하는 2024년부터는 이익 개선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협상을 통해 올해 하반기 후판 가격이 기존보다 10만 원 내린 110만 원 선에서 합의된 것도 향후 삼성중공업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연이은 대규모 수주는 2023년 이후 매출액 증가에 따른 고정비 감소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며 “선가 인상 등과 함께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