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회장은 수주와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가스터빈 사업과 함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수소터빈 사업 확장도 준비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LNG 발전 정조준, 박지원 미래 성장동력 ‘착착’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회장(사진)이 가스터빈을 통해 LNG 발전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박 회장은 가스터빈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수소터빈 시장도 바라보고 있는데 최근 두산에너빌리티 수주와 재무구조 개선세가 뚜렷해 미래 준비를 위한 경여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일 두산에너빌리티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LNG 가스터빈 상용화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서부발전 김포열병합발전소에 270MW(메가와트)급 가스터빈 설치를 마치고 내년 7월 실증에 앞서 시운전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전화통화에서 “김포열병합발전소에서 진행될 실증이 끝난 뒤 본격적 영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가스터빈은 압축된 공기를 연료와 태워 고온·고압의 연소가스를 만들고 이를 통해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드는 장치다. LNG 발전에서 핵심 설비로 꼽힌다.

LNG 발전은 황산화물과 일반 먼지가 발생하지 않으며 질소산화물은 석탄화력발전의 절반, 초미세먼지는 8분의 1만을 배출한다. 신재생에너지 체제로 가는 과정에서 과도기적 단계의 친환경발전으로 꼽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미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터빈 효율 40% 이상의 발전용 가스터빈을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3월 기준 국내에 공급된 발전용 가스터빈 161기는 모두 외국 제품이다. 그런 점에서 김포열병합발전소에 설치될 가스터빈은 발전 현장에서 가동되는 최초의 국산 제품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개발 뒤 창원공장에서 2020년 1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전력계통에 연결되지 않은 상태(Off-Grid)로 성능 실증을 마쳤다.

두산에너빌리티이 만든 가스터빈은 시운전을 거쳐 내년 7월부터 2025년 7월까지 김포열병합발전소 전력계통에 연결(On-Grid)해 실제 발전을 하며 현장 실증을 수행하게 된다. 

이와 함께 두산에너빌리티는 기존 가스터빈을 향상한 380MW급 가스터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가스터빈은 박지원 회장이 오랫동안 공들여온 두산에너빌리티의 미래 성장동력이다.

박 회장은 2019년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한 뒤 “격변하는 시장환경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며 “오랜 노력 끝에 가스터빈 개발로 매우 중요한 결실을 봤다”고 말했다.

LNG 발전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돼 박 회장이 가스터빈사업에서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는 국가 발전계획에 LNG 발전용량을 이전 계획보다 더욱 높이는 방안을 담았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 실증사업 뒤 상용화를 성공적으로 달성한다면 사업 기회가 더욱 커질 수 있는 셈이다.

정부는 8월30일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서 LNG 발전설비 용량 전망을 올해 41.2GW(기가와트)에서 2030년 57.8GW, 2036년 63.5GW로 발표했다.

이전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보다 2030년 기준으로 6.1%가량 높아진 것이다. 여기에는 2036년까지 13.7GW 규모의 노후 석탄발전 26기를 LNG 발전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박 회장은 가스터빈을 기반으로 수소터빈을 개발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수소 생태계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2020년부터 국책과제로 수소터빈을을 개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025년까지 50% 수소 혼소 터빈기술을, 2027년까지 수소 전소 터빈기술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도 수소 혼소 발전이 처음으로 신규 반영됐다.

정부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현실적 연료보급 수준과 기업의향을 반영해 2030년 전체 발전량에서 수소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1.2%로 내다봤다.

두산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2027년까지 향후 5년 동안 가스터빈, 수소터빈 등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5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기도 했다.

두산그룹은 올해 2월 채권단에 약속한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모두 이행하고 23개월 만에 채권단 관리체제에서 벗어났다.

그룹 핵심 계열사 두산에너빌리티는 채권단 관리체제 종결에 발맞춰 수주와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박 회장이 가스터빈과 이후 수소터빈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단단히 해 나가는 데 큰 힘이 될 요소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3분기까지 신규수주 4조7901억 원을 기록했다.

아직 올해 수주목표(7조9133억 원)의 60%에 그쳤지만 두산에너빌리티는 연내 수주 인식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On-hand)인 사우디 자푸라 열병합발전소 건설공사, 이집트 엘바다 원전 건설공사 등의 1조9천억 원을 포함해 올해 수주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올해 수주목표를 모두 달성하면 2020년(5조5084억 원), 2021년(7조3239억 원)에 이어 최근 3년 연속 연간 수주량을 늘려가게 된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도 14조6171억 원으로 지난해 자체 사업 매출(5조6005억 원) 기준 2.5년 치가 넘는 일감을 확보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올해 3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28.1%로 지난해 말보다 41.2%포인트가 감소했다. 순차입금도 같은 기간 4조7761억 원에서 3조5599억 원으로 4분의 1 이상 줄였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두산그룹은 채권단 관리체제 종료 뒤 그룹의 중추인 두산에너빌리티를 중심으로 재무융통성이 강화했고 순차입금이 크게 감소했다”며 “중단기 업황 변화에 대응 가능한 수준의 재무적 체력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