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TSMC가 9월 3나노(N3E) 반도체 양산을 앞둔 가운데 수율이 80%에 이른다고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신기술을 도입한 것과 달리 TSMC는 기존의 핀펫 공정을 활용하면서 초기부터 안정적인 수율로 고객사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TSMC 3나노 수율은 80%, 삼성전자 GAA 공정 최초 도입 승부수 불안

▲ TSMC가 3나노(N3E) 수율이 80%에 이른다고 밝히며 삼성전자와 3나노 경쟁을 앞두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세계 최초 GAA공정 도입이 고객사 확보 차원에서는 너무 위험부담이 컸던 게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2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TMSC가 지난 18~20일 중국 난징에서 열린 ‘2022 세계반도체 대회’에서 PPT 자료를 통해 3나노 수율이 80%에 이른다고 발표한 것을 놓고 시장에서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많다.

올해 상반기 TSMC의 4나노 공정 수율이 7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3나노 초기 수율은 매우 높은 수치로 여겨진다.

TSMC는 삼성전자와 달리 기존 핀펫 공정을 그대로 활용했는데 이 점이 초기 수율 확보에 도움이 됐던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 IT매체 톰스하드웨어는 “TSMC의 3나노(N3E) 개발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보고는 놀랍지 않다”며 “N3E는 개선된 프로세스와 약간 더 낮은 트랜지스터 밀도로 설계돼 이는 자연스럽게 더 나은 수율을 가져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핀펫 대신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신공정을 3나노부터 도입해 6월부터 양산을 시작했는데 아직 수율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기존 4~5나노 양산 초기를 고려해보면 아직 수율이 50%에는 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게다가 GAA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도입했기 때문에 공정이 안정화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GAA는 트랜지스터의 채널과 게이트가 4면에서 맞닿게 하는 기술이다. 채널과 게이트 접촉면이 3면에 그치는 기존 핀펫 방식보다 반도체가 동작하는 전압을 낮추고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TSMC보다 빨리 GAA 공정을 도입함으로써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고객사를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파운드리 선두주자인 TSMC와 대등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는 다소 위험요인이 있더라도 차별화된 기술적 강점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판단한 셈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GAA는 핀펫과 비교해 고객사의 반도체 설계 자유도를 높여줄 수 있다”며 “공정 개발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고객의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TSMC는 삼성전자와 정반대의 전략을 취하고 있다.

TSMC는 기존 핀펫 공정을 4단계로 나눠 2024년까지 끌고 간다는 계획 세워뒀다. GAA 공정은 2025년 2나노부터 활용한다.

TSMC는 이미 애플 등 3나노 고객들을 다수 확보한 만큼 신기술을 빨리 도입해 위험요인을 키우기보다는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국내의 한 반도체 전문가는 “고객사 입장에서 사실 핀펫이냐 GAA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결국 원하는 수준의 칩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4나노 수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최대 고객사였던 퀄컴을 TSMC에 빼앗겼는데 3나노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생길 수도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7나노 반도체를 양산할 때도 TSMC보다 앞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선제적으로 적용했다가 새로운 장비로 공정을 안정화하는 데 애를 먹은 적이 있다.

결국 삼성전자에게는 GAA를 통해 핀펫 공정 대비 성능 우위를 입증해야 함과 동시에 수율도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GAA 공정이 TSMC의 N3E에 비해 전력 소모와 전성비(전력대비 성능) 측면에서 모두 10% 이상 우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GAA가 안정화됐을 때 삼성전자가 장기적으로 차별화된 강점을 갖출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해외 IT매체 안드로이드헤드라인은 “삼성전자의 GAA 3나노 공정이 TSMC의 3나노(N3E)보다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더 많을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적어도 향후 몇 년 동안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