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이 박철규 해외패션부문 부문장 사장의 이사회 합류로 패션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섬은 24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장호진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장 사장, 나명식 현대백화점 상품본부장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박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한섬 '삼성 명품 DNA' 장착, 박철규 새명품 브랜드로 패션 경쟁력 강화

▲ 박철규 한섬 해외패션부문 부문장 사장.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지속 성장을 위해 브랜드 고급화·명품화·스토리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패션업계에서는 외부에서 영입한 박 사장의 이사회의 합류로 한섬이 패션사업부문에서 특히 해외의 새명품 브랜드를 도입하는 데 힘을 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새명품은 ‘준명품’ 또는 ‘컨템포러리 브랜드’로도 불리며 독창성과 편안함을 갖춰 기존 명품보다는 낮은 가격대로 1030세대 소비층으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앞서 한섬은 지난해 박 사장과 삼성물산에서 함께 근무했던 강민주 상무를 해외패션1사업부에, 올해는 이형돈 상무를 해외패션전략담당으로 영입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해외명품사업 DNA를 이식했다.

올해 패션업계에서는 새명품 시장을 둘러싼 기업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새명품 시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보복소비와 MZ세대의 명품소비 증가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올해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메종 마르지엘라, 아크네 스튜디오, 폴 스미스 등의 새명품 브랜드로 2021년 사상 최대실적을 거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아미, 르메르, 메종키츠네, 톰브라운 등 새명품 브랜드의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를 내며 실적반등에 성공했다. 

한섬은 지난해 10월 해외패션부문장으로 박 사장을 영입했다. 이와 함께 해외패션사업본부를 해외패션부문으로 격상시키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박 사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박 사장은 2020년 말까지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부사장을 지냈다. 그는 1989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해외사업장에서 근무하며 경력을 쌓은 해외패션 전문가다.

박 사장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으로 재직하던 때 플랜씨, 앨리스앤올리비아 등의 새명품 브랜드들을 론칭했다. 

또한 비효율 브랜드 및 매장을 정리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에 오른 첫 해인 2019년 영업이익을 1년 전보다 29% 늘리는 등의 성과를 이끌었다.

한섬은 박 사장의 해외 패션브랜드사업 역량이 절실하다.

한섬은 노세일 등 고급화 전략으로 타임, 마인, 시스템 등 국내 토종브랜드를 경쟁력 있는 명품 브랜드의 반열에 올려놨다. 

하지만 한섬이 수입 및 라이선스사업을 진행하는 해외 패션브랜드 DKNY, 발리, 타미힐피거, 랑방, 클럽모나코, 필립림, 로샤스 등은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패션업계에서는 한섬이 지난해 사업 다각화를 위해 뷰티부문 사업에 힘을 줬는데 올해는 본업인 패션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좀더 신경을 쓰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섬은 2020년 5월 한섬라이프앤을 인수하며 화장품과 향수 등의 신규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8월 초고가의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니치향수 편집숍 ‘리퀴드 퍼퓸바’를 선보인다.

올해 하반기에는 디자인과 스포츠웨어의 기능성을 결합한 신규 골프웨어 브랜드 ‘랑방블랑’의 론칭도 앞두고 있다.

한섬은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4557억 원, 영업이익 1652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2021년보다 매출은 4.9%, 영업이익은 8.5% 각각 늘어나는 것이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