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 주가가 대폭 내려 52주 신저가에 이르렀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 올해에도 이어지면서 단기간에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기아 주가 52주 신저가, 반도체 수급 차질에 러시아 제재도 악재

▲ 현대자동차 로고.


여기에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대 러시아 제재 확대 전망에 러시아로의 자동차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주가 약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현대차 주가는 전날보다 4.16%(7500원) 하락한 17만3천 원에 마감됐다. 장중 주가가 17만1천 원까지 내려 52주 신저가에 이르렀다.

기아 주가는 5.90%(4600원) 떨어진 7만3400원에 마감됐다. 장중 주가가 7만2700원까지 내려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방향성에 대한 의견은 일치하지만 실제 회복 강도를 두고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단기 수급 차질 영향이 지속되고 있고 전년비 개선 추세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시점은 올해 3월이 될 것이기 때문에 생산 차질 논란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자동차 생산 차질이 이어지며 1월에도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3일 현대차는 1월 국내외 자동차 판매량이 28만2204대를 기록해 지난해 1월보다 12.1% 줄었다고 공시했다. 2021년 7월부터 7개월째 전년 같은 기간보다 저조한 판매량을 보였다.

4일 기아는 1월 국내외 자동차 판매량이 21만2819대를 기록해 지난해 1월보다 5.7% 줄었다고 공시했다. 2021년 9월부터 5개월째 전년 같은 기간보다 저조한 판매량을 보였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 부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대 러시아 제재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동참하게 되면 러시아 수출 주력 품목 가운데 하나인 자동차 수출길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24일 외교부는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러시아가 어떠한 형태로든 전면전을 감행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도 대러시아 수출통제 등 제재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현황 및 우리 기업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의 대러시아 수출 규모는 1억1900만 달러로 러시아는 우리나라의 10위 교역대상국이다. 우리나라 수출의 약 1.6%를 차지한다.

수출 품목별로는 자동차 및 부품이 40.6%를 차지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철구조물(4.9%), 합성수지(4.8%) 등이 뒤를 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