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배터리3사의 중장기 성장전망이 밝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기차배터리3사가 차세대 전기차배터리부문에서 일본, 미국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다 수주경쟁, 원료수급 불안정이 앞으로 심화할 수도 있어 전기차배터리사업의 성장전망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에서 첩첩산중

▲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사장(왼쪽), 전영현 삼성SDI 사장.


이충재 KTB증권 연구원은 10일 “전기차배터리 생산기업들이 2020년 액체전해질 리튬이온배터리의 성능을 개선하는 데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며 “차세대 전기차배터리 가운데 전고체배터리가 가장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 전기차배터리기업은 이 부문에서 일본, 미국 등과 기술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고체배터리는 액체전해질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고체배터리가 액체전해질 리튬이온배터리보다 가볍고 작지만 에너지밀도는 더 높아 2~3년 안에 상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이 연구원은 바라봤다. 

현재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액체전해질 리튬이온배터리 시대가 조만간 저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전기차배터리3사의 성장전망도 장담하기 어려워진다. 

국내 전기차배터리회사가 특허협력조약(PCT)를 통해 해외특허를 출원한 건수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20건에 그친다. 같은 기간 일본은 133건, 미국은 40건에 이른다. 

토요타는 전고체배터리를 상용화하는 데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2021년부터 전고체배터리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유키야마다 타케시 토요타 이사회 의장은 9월 CNBC와 인터뷰에서 “액체형 리튬이온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로는 주행거리와 내구성 문제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그룹의 포르셰와 영국 가전회사 다이슨 등도 전고체배터리를 앞으로 몇 년 안에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지만 국내 전기차배터리회사는 여전히 액체전해질 리튬이온배터리부문에 힘을 쏟고 있다. 

전기차배터리3사가 수주경쟁 심화로 전기차배터리 판매가격을 올리지 못한 채 원재료 가격상승에 따른 수익성 타격을 고스란히 받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에서 첩첩산중

▲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이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 완성차회사 수는 고정돼 있지만 전기차배터리시장에 진출하는 회사는 점점 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배터리회사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위험을 완성차회사에게 제대로 전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파악했다. 

파나소닉은 최근 일본에 있는 LCD공장을 배터리공장으로 전환해 전기차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독

일정부는 유럽이 전기차배터리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유럽연합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막대한 정부자금을 독일 전기차배터리산업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기차배터리3사의 경쟁자가 늘고 있지만 원재료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탄산리튬 국내 수입가격은 올해 8월 kg당 13달러, 산화코발트 국내 수입가격은 kg당 50달러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지난해 8월과 비교해 2배 정도 오른 것이다. 

하지만 리튬이온배터리 수출가격은 조금 올랐거나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리튬이온배터리 수출가격은 2015년 말부터 kg당 30달러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이 연구원은 “전기차배터리 원재료 조달문제와 액체전해질 리튬이온배터리의 기술적인 문제로 전기차배터리산업의 성장가능성이 낮다”며 “국내 전기차배터리회사가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