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만 TSMC가 미국 트럼프 정부 요구를 받아 인텔 파운드리 지분을 인수하고 사업에 참여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이는 TSMC 주가 및 중장기 파운드리 시장 경쟁력에 악재로 꼽혔다. 인텔 미국 캘리포니아 사옥.
이는 미국 내 투자 확대와 더불어 트럼프 정부의 반도체 관세 위협에 대응할 효과적 방법으로 꼽히지만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된다.
대만 공상시보는 28일 증권사 모간스탠리 보고서를 인용해 “최근 TSMC의 주가 부진은 앞으로 인텔과 관련해 벌어질 수 있는 변수를 반영한 결과”라고 보도했다.
인텔은 현재 실적 및 재무 악화로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고전하고 있다.
TSMC가 인텔 파운드리 부문을 직접 인수하거나 미국 내 반도체 기업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한 뒤 일부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인텔을 되살릴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TSMC에 이러한 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트럼프 정부는 대만에서 수입되는 TSMC 반도체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압박하며 미국 내 공장 투자 확대와 인텔 지원 등 요구를 내놓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TSMC가 최근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인텔 인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합작법인 설립 뒤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TSMC는 인텔 파운드리 인수를 위해 설립되는 합작법인 지분의 50% 미만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분율이 과반을 넘어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면 미국 정부에서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모간스탠리는 TSMC가 이처럼 인텔 반도체 제조사업에 참여하면서도 주도권을 갖추지 못하게 된다면 중장기 기술 경쟁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텔이 TSMC에 도움을 받아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 기술력을 빠르게 개선하면서 기술 격차를 좁혀 TSMC의 선두 지위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인텔 파운드리가 큰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에 TSMC가 지분을 일부 사들인다면 전체 수익성에 악영향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모간스탠리는 TSMC가 합작법인으로 인텔 지분을 인수한다면 향후 주가가 800~900대만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반면 이런 시나리오를 피한다면 목표주가는 1388달러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인텔 파운드리 사업에 참여 여부가 기업가치에 그만큼 큰 변수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27일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는 958대만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모간스탠리는 이러한 잠재적 변수를 무시할 때 현재 TSMC 주가는 저평가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인텔 파운드리 지분 인수나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미국 반도체 관세와 관련된 변수가 해소된다면 큰 폭의 주가 상승 여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트럼프 정부가 대만에서 제조되는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TSMC는 고객사에 이를 충분히 전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모간스탠리는 TSMC가 4월17일 개최하는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인텔 파운드리 관련한 계획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