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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SMC가 올해 웨이저자 회장 겸 CEO 체제로 전환한 뒤 인공지능 반도체 파운드리 중심의 사업 구조를 구축하며 강력한 성장 기회를 맞고 있다. 웨이저자 TSMC CEO가 2024년 1월18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TSMC 콘퍼런스콜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웨이 회장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확대로 TSMC가 맞이한 급성장 기회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강한 실행력을 앞세워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열었다.
TSMC는 웨이 회장의 과감한 사업 전략과 삼성전자, 인텔 등 파운드리 경쟁사의 부진에 힘입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절대적 우위를 더욱 굳혀나가고 있다.
15일 대만 공상시보가 보도한 시장 조사기관 IDC 분석에 따르면 TSMC는 현재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64% 안팎의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점유율은 59% 수준으로 집계됐는데 독주체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7나노 이하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은 90%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인텔이 추격하기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의 격차다.
인공지능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엔비디아 ‘블랙웰’ 반도체 위탁생산이 시작되는 내년부터 TSMC의 시장 지배력은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TSMC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생성형 인공지능 ‘열풍’에 최대 수혜기업으로 떠올랐다. 엔비디아와 AMD, 애플과 인텔, 퀄컴 등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 기업이 모두 TSMC 파운드리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올해 1~11월 TSMC 누적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2% 늘었다. 매 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이 이어지며 명실상부한 전성기가 이어지고 있다.
류더인 전 TSMC 회장이 6월 퇴임한 뒤 웨이저자 회장이 새로 선임되는 큰 변화가 이뤄진 뒤에도 이와 관련한 부정적 영향은 표면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TSMC 이사회는 6월 주주총회를 거쳐 웨이저자 CEO가 회장을 겸임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회장과 CEO의 역할을 분리했지만 이를 합쳐 더 강력한 권한을 부여했다.
웨이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TSMC의 설비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펼쳤다.
대만 내 구형 반도체를 생산하던 설비를 첨단 미세공정으로 전환하는 투자와 내년 양산을 앞둔 2나노 파운드리 공장 완공 시점을 앞당기는 등 변화가 이뤄졌다.

▲ 대만 신주과학단지에 위치한 TSMC 연구개발센터.
올해 생산 능력은 웨이퍼(반도체 원판) 기준 월 3만5천 장 안팎인데 내년 예상치는 7만5천 장, 2026년 목표치는 13만5천 장에 이를 정도다.
이와 동시에 TSMC가 일본과 미국 애리조나, 독일에 신설하는 해외 파운드리 공장 투자 절차에도 웨이 회장이 취임한 뒤 더욱 속도가 붙고 있다.
TSMC에 사실상 유일한 약점으로 꼽히던 대만 공장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를 통해 완화되는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TSMC의 미래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 결정과 전략 수립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에서 웨이 회장의 리더십은 더욱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웨이 회장은 2013년 TSMC CEO에 오른 뒤 주로 사업 운영과 고객사 확보 등 업무를 총괄해 왔다.
애플 모바일용 반도체에 크게 의존하던 TSMC 사업 구조를 인공지능 반도체 중심으로 빠르게 바꿔내며 성장 기회를 잡도록 한 것도 웨이 회장의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TSMC 이사회가 이러한 공로와 능력을 인정해 웨이 회장에 권한을 집중하며 실행력 있는 리더십을 갖추도록 한 것으로 분석된다.
웨이 회장이 직면한 최대 과제는 내년 초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사업 불확실성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TSMC의 반도체 기술에 비판적 태도를 보이며 미국의 국익을 위해 반도체에 고율 수입 관세를 인상하는 등 조치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TSMC는 미국 고객사에 실적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내 공장에서 위탁생산 주문을 일부 소화하는 등 적극적 대책 마련이 다급해진 시점이다.
그러나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인텔이 모두 고전하며 TSMC의 독주체제가 강화되는 상황은 긍정적이다. 미국 고객사들이 TSMC 이외에는 대안을 찾기 사실상 불가능해져 그만큼 협상력도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웨이 회장은 최근 TSMC 콘퍼런스콜에서 “고객사들의 AI 반도체 수요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이지만 아직도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수 년 동안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