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세계 자동차 공조 시스템 2위 기업인 한온시스템이 곧 한국앤컴퍼니그룹 품에 안긴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은 한온시스템 인수를 계기로 그룹 매출을 2030년까지 30조 원까지 키울 계획을 세웠는데, 이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선 현대차그룹과 단단한 협력 관계 구축이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자회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11일 한온시스템 제3자 유상증자 대금 6천억 원을 납입할 예정이다.
역외 보조금 규정(FSR) 등 해외 정부 승인과 한앤코가 보유한 구주,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 대금을 지급하면 인수는 연내 마무리된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앞서 지난달 31일 기존 한온시스템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와 한온시스템 인수 본계약인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한국타이어는 한앤코의 한온시스템 지분 23%를 1조2277억 원(주당 1만 원)에 매입하고,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 1억4496만2552주를 6천억 원에 취득해 한온시스템 지분 54.77%를 갖게 된다.
인수가 완료되면 한국앤컴퍼니그룹은 글로벌 자산 총액이 기존 16조 원에서 26조 원 규모로 증가하고, 자산 총액 기준 국내 재계 30대 그룹에 진입하게 된다.
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타이어·배터리에 이어 열관리(공조)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모빌리티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된다.
한온시스템은 공조 분야에서 일본 덴소에 이은 세계 시장점유율 2위 업체다. 현대자동차그룹, 포드,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9조5593억 원으로 같은 기간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주력 계열사 한국타이어 매출(8조9396억 원)을 넘어선다.
전기차 시대에 공조 부품은 냉·난방과 환기를 넘어 실내외 온도에 따라 주행거리에 큰 영향을 받는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조현범 회장은 앞서 2014년 한앤코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온시스템(당시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에 참여했다. 당시 한앤코가 한온시스템 지분 50.5%를 확보했다. 한국타이어는 전략적 투자자(SI)로 1조800억 원을 투자해 19.5%의 지분을 확보, 2대 주주에 올랐다.
한국앤컴퍼니그룹 측은 "조 회장이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의 한 퍼즐로 한온시스템을 점찍고 10여 년 투자·검증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기존 대기업과 사모펀드 기업 인수 방식과 달리 오랜 기간 한온시스템 사업을 철저히 검증, 기업 인수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한온시스템 인수를 계기로 자동차 산업을 넘어 차세대 기술 기반 사업 확대로 한국앤컴퍼니그룹 매출을 2030년 30조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온시스템 인수 전 그룹 합산 매출은 약 10조 원이었다.
다만 이런 계획이 순항하기 위해선 현대자동차그룹과 파트너십 확대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분기 기준 한온시스템 매출 의존도가 48%에 달하는 핵심 고객사다.
앞서 2014년 한앤코-한국타이어 컨소시엄이 한온시스템을 인수할 당시에도 현대차그룹과 관계가 소원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온시스템은 범현대가인 HL그룹(옛 한라그룹) 계열사 한라공조로 출발했다. 1998년 외환위기를 맞아 HL그룹은 한라공조 지분을 포드에 넘겼으나 2014년 다시 매물로 나왔다. HL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한앤코-한국타이어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을 인수하면 현대차그룹으로선 타이어와 배터리 열관리를 아우르는 '슈퍼을'의 등장이 달갑지 않을 수 있다.
더욱이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위아는 2018년 11월 열관리 사업에 뛰어들어 2021년 1월 냉각수 허브 모듈 개발에 성공했다. 내년엔 이를 기반으로 모터, 배터리, 실내 공조까지 아우르는 ‘통합 열관리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을 세웠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인수 뒤 한온시스템과 현대차그룹 사이 파트너십 전망에 대해 "아직 본계약 체결 단계로 한온시스템의 구체적 사업에 관해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한온시스템 인수 본계약 체결 후 통합(PMI) 추진단이 한온시스템을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지난 4일 한국앤컴퍼니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한온시스템 PMI 추진단을 발족했다. 추진단장에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이수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 부회장을 선임했다.
2015년엔 한국타이어가 현대차에 제네시스용으로 납품한 타이어에서 소음 문제가 발생해 4만3천 대 리콜이 결정되면서 현대차그룹이 한국타이어 제품을 수입산 타이어로 전격 교체하기도 했다.
다만 2022년 9월 충남 서산시 태안군에 위치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한국테크노링' 주행시험장 내에 '현대자동차그룹(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가 문을 연 뒤로는 두 회사 협력이 다시 물꼬를 튼 상황이다. 센터 개관식엔 조 회장과 정 회장이 모두 참석했다.
현대차는 개관식 직후 국내 판매를 시작한 전기차 아이오닉6의 18인치 신차용 타이어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벤투스 S2 AS 제품을 낙점했다.
지난 10월엔 정 회장이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도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 조 회장을 초청해 함께 행사를 관람하기도 했다. 허원석 기자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은 한온시스템 인수를 계기로 그룹 매출을 2030년까지 30조 원까지 키울 계획을 세웠는데, 이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선 현대차그룹과 단단한 협력 관계 구축이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한온시스템 인수를 계기로 그룹 외형을 차질없이 키우기 위해 현대차그룹과의 안정적 협력관계 구축이 중요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사진은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회장.
10일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자회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11일 한온시스템 제3자 유상증자 대금 6천억 원을 납입할 예정이다.
역외 보조금 규정(FSR) 등 해외 정부 승인과 한앤코가 보유한 구주,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 대금을 지급하면 인수는 연내 마무리된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앞서 지난달 31일 기존 한온시스템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와 한온시스템 인수 본계약인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한국타이어는 한앤코의 한온시스템 지분 23%를 1조2277억 원(주당 1만 원)에 매입하고,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 1억4496만2552주를 6천억 원에 취득해 한온시스템 지분 54.77%를 갖게 된다.
인수가 완료되면 한국앤컴퍼니그룹은 글로벌 자산 총액이 기존 16조 원에서 26조 원 규모로 증가하고, 자산 총액 기준 국내 재계 30대 그룹에 진입하게 된다.
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타이어·배터리에 이어 열관리(공조)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모빌리티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된다.
한온시스템은 공조 분야에서 일본 덴소에 이은 세계 시장점유율 2위 업체다. 현대자동차그룹, 포드,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9조5593억 원으로 같은 기간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주력 계열사 한국타이어 매출(8조9396억 원)을 넘어선다.
전기차 시대에 공조 부품은 냉·난방과 환기를 넘어 실내외 온도에 따라 주행거리에 큰 영향을 받는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조현범 회장은 앞서 2014년 한앤코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온시스템(당시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에 참여했다. 당시 한앤코가 한온시스템 지분 50.5%를 확보했다. 한국타이어는 전략적 투자자(SI)로 1조800억 원을 투자해 19.5%의 지분을 확보, 2대 주주에 올랐다.
한국앤컴퍼니그룹 측은 "조 회장이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의 한 퍼즐로 한온시스템을 점찍고 10여 년 투자·검증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기존 대기업과 사모펀드 기업 인수 방식과 달리 오랜 기간 한온시스템 사업을 철저히 검증, 기업 인수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한온시스템 인수를 계기로 자동차 산업을 넘어 차세대 기술 기반 사업 확대로 한국앤컴퍼니그룹 매출을 2030년 30조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온시스템 인수 전 그룹 합산 매출은 약 10조 원이었다.
다만 이런 계획이 순항하기 위해선 현대자동차그룹과 파트너십 확대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분기 기준 한온시스템 매출 의존도가 48%에 달하는 핵심 고객사다.
앞서 2014년 한앤코-한국타이어 컨소시엄이 한온시스템을 인수할 당시에도 현대차그룹과 관계가 소원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에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을 인수하면 현대차그룹으로선 타이어와 배터리 열관리를 아우르는 '슈퍼을'의 등장이 달갑지 않을 수 있다.
더욱이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위아는 2018년 11월 열관리 사업에 뛰어들어 2021년 1월 냉각수 허브 모듈 개발에 성공했다. 내년엔 이를 기반으로 모터, 배터리, 실내 공조까지 아우르는 ‘통합 열관리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을 세웠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인수 뒤 한온시스템과 현대차그룹 사이 파트너십 전망에 대해 "아직 본계약 체결 단계로 한온시스템의 구체적 사업에 관해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한온시스템 인수 본계약 체결 후 통합(PMI) 추진단이 한온시스템을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지난 4일 한국앤컴퍼니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한온시스템 PMI 추진단을 발족했다. 추진단장에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이수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 부회장을 선임했다.
2015년엔 한국타이어가 현대차에 제네시스용으로 납품한 타이어에서 소음 문제가 발생해 4만3천 대 리콜이 결정되면서 현대차그룹이 한국타이어 제품을 수입산 타이어로 전격 교체하기도 했다.
다만 2022년 9월 충남 서산시 태안군에 위치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한국테크노링' 주행시험장 내에 '현대자동차그룹(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가 문을 연 뒤로는 두 회사 협력이 다시 물꼬를 튼 상황이다. 센터 개관식엔 조 회장과 정 회장이 모두 참석했다.
현대차는 개관식 직후 국내 판매를 시작한 전기차 아이오닉6의 18인치 신차용 타이어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벤투스 S2 AS 제품을 낙점했다.
지난 10월엔 정 회장이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도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 조 회장을 초청해 함께 행사를 관람하기도 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