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령 블루수소 생산기지 조감도. < SK이노베이션 E&S > |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최대 규모를 지향하며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갈 예정인 국내 블루수소 플랜트가 저조한 수요 영향에 생산 목표를 절반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국내 기후단체 기후솔루션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성한·김한규 의원실이 한국 중부발전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인용해 보령 블루수소 생산 플랜트 생산 목표가 기존 연 25만 톤에서 12만5천 톤으로 축소됐다고 밝혔다.
보령 블루수소 생산 플랜트는 중부발전과 SK이노베이션 E&S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양측은 사업비 2조1천억 원을 들여 올해 11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에서 낙찰된 이후 내년 3월부터 플랜트 착공에 들어간다.
2028년부터 본격적으로 플랜트를 운영한다.
블루수소는 생산 과정에 천연가스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지만 탄소포집 기술을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 수소를 말한다. 탄소포집 기술의 온실가스 감축 효용성이 제대로 입증되지 않아 친환경 에너지로 제대로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로 인해 보령 플랜트는 저조한 수요 문제를 겪고 있다. 블루수소 자체가 재생에너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현재 수소가스발전 혼소용으로 계획된 수요 10만 톤 외에 이를 구매할 기업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부발전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보령 플랜트에서 생산된 블루수소로 생산한 전기를 한전 외에는 구매할 기업이 없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이에 김한규 의원은 "중부발전이 블루수소 수요가 없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무리하게 블루수소 플랜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공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방기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제는 보령 블루수소 플랜트 생산 수요의 75%를 차지하는 광양 액화천연가스(LNG) 복합발전소 보령 이전 계획이 이번에 처음 드러났다는 점이다. 다른 정부 계획을 통해 사전에 알려진 바가 없어 지역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반발이 있을 것으로 우려됐다.
이선숙 기후위기에너지전환보령행동 대표는 "기후위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블루수소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 다른 지역 노후 가스발전을 유치하려는 시도를 지역사회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블루수소나 혼소 같은 거짓 명분으로 화석연료 연장을 시도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에 기후솔루션은 보령 블루수소 플랜트 건설 및 가스발전소 이전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재생에너지 쪽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석환 기후솔루션 가스팀 연구원은 "공기업인 중부발전이 재생에너지 전환에 집중하지 않고 지금처럼 가스 의존을 고착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전 세계적 에너지 전환 흐름에 맞춰 공기업부터 책임감 있게 재생에너지를 빠르게 늘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