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MC가 미국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 설비를 확보하기 위해 엠코테크놀로지와 손을 잡는다. TSMC 반도체 패키징 기술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미국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설비를 확보한다. 애플과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 수요를 고려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TSMC가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반도체를 대만 등 다른 국가에서 조립해야만 완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문제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패키징 기업 엠코테크놀로지는 4일 홈페이지를 통해 “TSMC와 미국 애리조나 첨단 반도체 패키징 설비에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전했다.
TSMC는 이번 협약에 따라 엠코테크놀로지가 애리조나에 건설 중인 설비를 활용해 첨단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서비스를 고객사에 제공한다.
내년부터 가동을 앞두고 있는 TSMC 애리조나 파운드리 공장에서 제조한 반도체를 해당 시설에서 조립하고 시험하는 공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엠코테크놀로지와 TSMC는 애리조나 패키징 설비에서 CoWoS와 InFo 등 TSMC의 첨단 패키징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CoWoS와 InFo는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애플 아이폰용 프로세서에 주로 활용되는 기술이다. 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조립해 성능과 전력 효율 등을 높인다.
TSMC는 애리조나 공장에서 엔비디아와 애플 등 고객사 반도체를 위탁생산해 공급할 계획을 두고 있다.
인근 지역의 패키징 설비를 확보한 목적은 이들 고객의 수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엠코테크놀로지의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시설 투자 규모는 20억 달러(약 2조7천억 원)에 이른다.
미국 정부는 TSMC를 비롯한 기업들이 미국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 설비를 구축하도록 꾸준히 유도해 왔다.
자국에 이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TSMC가 미국 공장에서 반도체를 위탁생산해도 이를 대만 등 다른 국가에서 조립하는 공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완전한 첨단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을 목표로 두고 TSMC와 삼성전자, 인텔 등 반도체 제조사를 지원하기 위한 법안을 도입해 시행했다.
첨단 반도체 패키징 설비는 미국의 이런 계획에 ‘빠진 퍼즐조각’으로 꼽혔는데 TSMC와 엠코테크놀로지의 협력으로 이를 해결하게 된 셈이다.
CoWoS를 비롯한 첨단 패키징은 현재 장기간 공급 부족을 겪고 있어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품귀현상을 이끄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TSMC는 이에 따라 대만에 반도체 패키징 설비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데 미국에도 관련 시설을 확보해 공급망 차질을 개선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엠코테크놀로지는 1968년 한국에서 설립된 최초의 반도체 기업 아남반도체를 전신으로 하는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전문 업체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