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아파트 청약 당첨을 받기 위한 위장전입이 5년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 청약을 근절하고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0일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아파트 청약 당첨을 위해 위장전입, 불법 공급 등으로 현행법을 어기면서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가 증가세를 보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위장전입 등 부정 청약 급증, 국힘 윤영석 "국토부 나서 페널티 부과해야"

▲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4월15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4선 이상 중진 당선인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택 공급 질서 교란 행위는 2019년에서 2023년까지 모두 1538건이 적발됐다. 2019년 185건이던 주택 공급 질서 교란 행위는 2023년엔 372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19년 185건 △2020년 228건 △2021년 424건 △2022년 329건 △2023년 372건이었다.

주택 공급 질서 교란 행위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부정 청약이다. 특히 주민등록법을 위반해 실제 살지 않는 곳에 주소지를 옮기는 위장전입이 2019년 102건에서 2023년 277건으로 172% 증가했다.

이외에도 위장결혼, 통장 불법 거래, 임신진단서 위조, 불법 전매 등의 주택 공급 질서 교란 행위가 5년 동안 421건 적발됐다.

시행사가 불법적인 방법으로 청약 부적격자에게 주택을 분양하는 불법공급도 2020년 31건에서 2023년 87건으로 2.8배 커졌다.

대표 사례를 살펴보면 로열층 계약 포기 물량이 발생하자 시행사가 부적격 당첨자인 A씨와 공모해 계약금을 미리 받고 해당 주택을 예비 입주자 및 무순위 공급 물량에서 제외한 뒤 미분양분의 선착순 공급으로 가장하는 일이 있었다.

윤영석 의원은 불법행위 발생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불법 거래 사실이 드러나 분양이 취소되면 애초에 청약에 당첨됐어야 할 적격자에게 청약 순서가 돌아가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부정 청약의 경우 위장전입 등을 적발하는 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되는데도 불구하고 예비 당첨자 정보 보존 기간이 6개월에 그치기 때문이다.

윤 의원은 300만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동탄의 사례와 같이 부정 청약 물량 상당수가 무순위 청약으로 재공급되는 현황을 놓고 불법행위가 없었으면 당첨되었을 차점자가 해당 주택을 분양받을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라고 바라봤다.

윤 의원은 공급 질서 교란 행위의 처벌 강도가 약한 것도 문제 삼았다.

현행 주택법에서는 공급 질서 교란 행위를 두고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형사처벌과 함께 계약취소 및 10년간 청약 신청 불가능의 처분을 내리고 있다. 

윤 의원은 “이와 같은 페널티에도 불구하고 매년 부정 청약 등 공급 질서 교란 행위가 증가하고 있다”라며 “부정 청약자의 계약금 환수 등 더욱 강력한 페널티를 부과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부동산 시장 문제 해결을 위해 국토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토부는 청약 차점자에게 주택을 공급받을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를 마련할 뿐 아니라 부정 청약 및 불법 공급을 근절하기 위해 불법행위 대상자의 계약금을 환수하고 형사처벌 강도를 강화하는 등 강력한 페널티를 부과해 공정하고 투명한 주택 공급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