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스턴디지털이 하드디스크와 낸드플래시 사업을 분리하는 목적은 키오시아와 합병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웨스턴디지털과 키오시아의 일본 반도체 합작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웨스턴디지털이 SSD와 하드디스크(HDD) 사업을 분리한 것은 낸드플래시 기업 키오시아와 합병을 추진하려는 목적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키오시아 주주인 SK하이닉스가 이미 합병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던 만큼 이를 설득하는 일이 웨스턴디지털과 키오시아 대주주에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28일 투자전문지 시킹알파에 따르면 헤지펀드 카빈인베스트먼츠는 웨스턴디지털의 사업 재편 계획이 중장기 시장 성장에 대응하는 데 효과적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웨스턴디지털은 낸드플래시 및 SSD 사업부와 하드디스크 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카빈인베스트먼츠는 클라우드 서버용 저장장치 수요 증가로 하드디스크 사업에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이는 경영 효율화를 위해 효과적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낸드플래시와 SSD 사업도 별도 회사로 분리되면 성장에 유리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웨스턴디지털이 사업구조 개편으로 더 많은 선택지를 안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졌다.
웨스턴디지털이 낸드플래시 법인을 분할한 것은 키오시아와 합병을 아직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낸드플래시 제조기업 키오시아는 현재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약 56%의 지분을 들고 있으며 SK하이닉스가 15%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로 자리잡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2021년부터 키오시아와 합병을 추진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가 지분가치 하락 가능성을 이유로 반대하는 뜻을 전하며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빈인베스트먼츠는 “베인캐피털이 웨스턴디지털과 키오시아 합병을 위해 SK하이닉스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두 회사가 합쳐지면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약 18%의 점유율을 차지해 SK하이닉스 점유율인 22%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 걸림돌로 꼽힌다.
SK하이닉스가 이를 달가워하지 않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웨스턴디지털이 하드디스크 사업부를 분리하고 키오시아와 합병을 추진한다면 기업가치 상승 여력이 커지는 만큼 SK하이닉스에도 이득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빈인베스트먼츠는 웨스턴디지털이 키오시아와 합병으로 SK하이닉스와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