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경영평가 발표 임박, 작년 낙제생 코레일 LH 한전 올해 성적은?

▲ 작년 공공기관 평가 낙제생이었던 코레일 LH 한전이 올해는 어떤 성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발표가 임박했다.

지난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전력공사 등 공기업들이 올해 더 나은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9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를 발표한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는 기재부가 매년 국내 공기업, 준정부기관 등을 대상으로 재무성과, 사회적 책임 등 경영 상태 전반을 검토해 S(탁월)부터 E(아주미흡)까지 6개 등급을 부여하는 평가다. 2023년도 평가를 위해 기재부는 교수, 회계사, 변호사 등 각계 전문가 100명을 선정해 올해 2월 평가단을 꾸렸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는 공기업 등 공공기관 임직원에게 지급되는 성과급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만큼 공기업 안팎에서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가령 공기업 직원은 소속 공기업의 평가 등급에 따라 S 250%, A 200%, B 150%, C 100% 등으로 성과급이 지급된다. D, E 등급을 받은 공공기관 직원에는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는다. 

E 등급을 받거나 2년 연속 D 등급은 받은 공공기관의 기관장을 대상으로는 해임 건의도 가능하다.

지난해 6월 발표된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는 공기업 가운데 코레일이 유일하게 최하 등급인 E 등급을 받았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발표 임박, 작년 낙제생 코레일 LH 한전 올해 성적은?

한문희 한국철도공사 사장(사진 가운데)이 4월17일 경기도 시흥차량사업소에서 신입사원의 교육을 위해 마련된 전동차량 종합훈련장을 방문해 공구실습실을 둘러보고 있다. <한국철도공사>

한문희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발표 직후인 2023년 7월에 취임한 만큼 올해 평가 결과는 사실상 취임 뒤 첫 성적표가 된다.

한국철도공사가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는 데는 4건에 이르는 중대산업재해 등 안전사고 발생이 크게 영향을 준 만큼 한 사장은 안전사고 예방에 공을 들여 왔다.

한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최근의 철도 사고는 국민이 코레일의 실력을 미덥지 않게 생각하는, 우리가 당면한 위기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안전 최우선의 전방위 혁신으로 국민이 신뢰하는 철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철도사고 관련 통계를 보면 한국철도공사는 2022년 사고 건수 66건, 사상자 59명에서 2023년 사고 건수 47건, 사상자 24건으로 안전 관련 지표에서 크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D 등급을 받은 공기업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등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공기업의 올해 평가 결과를 놓고도 이목이 쏠린다.
 
토지주택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평가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요인은 재무 건전성이었다.

토지주택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18%에 이르는 부채비율 등 재무 건전성 지표가 기재부의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재부는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라 토지주택공사에 2027년까지 부채비율을 208% 이하로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역시 전세사기 폭증 등 영향에 따라 지난해 4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보고 부채비율이 2022년 35.4%에서 2023년 116.89%로 급등하는 등 재정난을 겪고 있다.

토지주택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재정난을 겪는 데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도 D 등급 이하를 받아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는 등 악재가 이어지자 퇴사자 증가, 지원자 감소 등 기관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발표 임박, 작년 낙제생 코레일 LH 한전 올해 성적은?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2월20일 국토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들 공기업의 재무 건전성 악화는 정부 정책, 사회적 상황 등에 크게 영향을 받은 점을 경영실적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한준 토지주택공사 사장은 2월 기자간담회에서 “기재부가 2027년까지 토지주택공사 부채비율 208%라는 목표를 정했는데 이는 잘못된 재무구조”라며 “정부와 협의해 토지주택공사의 특성을 반영한 재무구조 이행 시스템을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6월 공공기관 경영실적 발표에서 D 등급을 받았다. 2022년에 30조 원을 넘는 영업손실을 보는 등 악화된 재무 건전성이 낙제점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기재부는 지난해 평가결과 발표에서 “재무성과 지표의 비중을 공기업 기준으로 기존 10점에서 20점으로 확대해 수자원공사, 해양환경공단 등 재무실적이 개선된 기관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지만 당기순손실이 확대된 한전, 주택도시보증공사는 D 등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전의 D 등급을 받은 데는 재무 건전성 악화에 안전사고 발생에 따른 영향도 있었다. 하지만 관련 재판에서 한전의 무혐의로 판결이 나면서 2024년 1월 평가 결과가 최종 확정될 때 C 등급으로 상향 조정됐다.

한전은 지난해 3분기부터 분기 기준 영업이익을 이어오는 등 재무 건전성 문제도 호전되는 상황인 만큼 올해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서 낙제 등급은 면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전은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 1조2993억 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봤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