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디앤디가 국내 해상풍력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에너지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SK디앤디는 부동산개발과 에너지사업 인적분할과 재상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분할 뒤 신설할 신재생에너지부문 사업가치를 순조롭게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디앤디 분할 앞두고 에너지사업 확대 순항, 새 먹거리 해상풍력 본궤도

▲ SK디앤디가 국내 해상풍력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에너지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9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SK디앤디는 올해를 시작으로 2024년부터 에너지사업 매출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SK디앤디는 기존 에너지사업 주력인 육상풍력과 연료전지분야에서 나아가 국내 해상풍력 개발사업을 준비해왔는데 이들 프로젝트가 착공 등 단계에 들어서면서 궤도에 오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SK디앤디 에너지사업부문 매출이 올해 3807억 원, 2024년 6820억 원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 매출(1738억 원)과 비교하면 2년 사이 298%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도 2024년 SK디앤디 에너지사업부문 매출이 642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SK디앤디 전체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부동산개발·운영부문이 시장 호황기였던 2020년과 2021년 각각 5664억 원, 6845억 원을 냈는데 이와 대등한 규모로 사업이 커지는 것이다.

SK디앤디는 앞서 9월 부동산개발과 에너지부문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신설하는 에너지 독립법인 ‘에코그린’의 성장전략으로 해상풍력사업 진출을 통한 신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 강화를 첫 번째로 내세웠다.

SK디앤디는 현재 해상풍력분야에서 국내 ‘신안우이 프로젝트’와 ‘굴업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신안우이 프로젝트는 전라남도 신안군 우이도 남동쪽 해역에 400MW(메가와트)급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신안우이는 2022년 기준 한국 해상풍력 발전설비 누적 용량(124MW)의 3배가 넘는 대형 단지로 총 사업비가 2조5천억 원에 이른다.

SK디앤디는 이 프로젝트에서 주관사 한화건설부문과 함께 투자개발과 EPC(설계·조달·시공)까지 담당한다. 한국남동발전은 신안우이 해상풍력 사업에 참여해 준공 뒤 20년 동안 운영을 맡는다.

신안우이 프로젝트는 이미 올해 8월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하고 10월 실시설계에 착수했다.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SK디앤디는 신안우이 해상풍력 단지가 착공하는 2024년부터 해상풍력부문에서 시공 진행률에 따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디앤디는 인천 굴업도 해상풍력 프로젝트에도 공동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다.

굴업도 해상풍력발전사업은 인천 굴업도 인근 해상에 240MW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총 사업비는 약 1조3천억 원 규모다. SK디앤디는 대우건설, 씨앤아이레저산업과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굴업도 사업의 투자 및 자금조달, 인허가 등 사업전반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세 회사가 세운 특수목적법인은 굴업도 해상풍력발전 설비를 건설하고 20년 동안 운영하면서 수익을 낸다.

굴업도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올해 5월 환경영향평가에 착수했다. 2024년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하면 2026년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신재생에너지산업분야에서도 해상풍력발전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정부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0년까지 해상풍력 발전설비 약 12GW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보급된 해상풍력 용량은 0.12GW 수준으로 정부가 세운 목표치의 1%에 그친다. 이에 국내 해상풍력시장은 이제 초기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전기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22년까지 국내에서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해상풍력 용량은 약 20GW 규모에 이른다.
 
SK디앤디 분할 앞두고 에너지사업 확대 순항, 새 먹거리 해상풍력 본궤도

▲ 전라남도 신안군 우이도 신안우이 해상풍력발전단지 조감도. <한화건설부문>


SK디앤디도 이런 시장 전망에 발맞춰 해상풍력사업을 에너지 신설법인의 새 성장동력사업으로 겨냥하고 있다.

SK디앤디는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운영사업 규모를 2022년 기준 0.9GW(기가와트)에서 2026년 3GW로 3배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경영목표를 세워뒀다.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이 가운데 0.8GW 규모로 육상풍력(0.4GW), 연료전지(0.4GW) 등 기존 에너지부문 주력사업의 두 배다.

태양광 매입·개발사업(1.2GW), 새로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전력거래사업 등과 더불어 SK디앤디 에너지부문 신설법인의 핵심 사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디앤디는 앞서 2008년 남원 신흥태양광발전소 운영을 시작으로 에너지사업에 발을 들였다. SK디앤디는 그 뒤 육상풍력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이어 해상풍력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SK디앤디는 현재 에너지사업부문에서 육상풍력(가시리,울진 83MW), 에너지저장장치(전국 28개소 800MWh), 연료전지(청주, 음성 40MW), 태양광(50MW)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군위 풍력(75MW), 황학산 풍력(99MW), 칠곡 연료전지(20MW) 등도 개발하고 있다.

SK디앤디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 등 에너지사업부문 매출은 2019년 1241억 원, 2020년 1048억 원, 2021년 1593억 원, 2022년 1738억 원을 보였다. 신재생에너지부문을 따로 보면 2019년 608억 원 수준에서 지난해 1306억 원으로 두 배 넘게 늘어났다.

SK디앤디는 2024년 2월 주주총회를 거친 뒤 2024년 3월1일자로 부동산개발사업을 영위하는 존속법인 SK디앤디와 신재생에너지사업을 담당하는 신설법인 에코그린으로 분할한다.

그 뒤 각 법인이 변경상장, 재상장을 통해 새롭게 출범한다.

김도현 SK디앤디 대표이사는 분할결정을 발표하면서 “이번 분할을 부동산개발과 에너지 두 회사가 성장 잠재력을 온전히 인정받고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