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3사가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전시회 ‘인터배터리 2022’에서 ‘K-배터리’의 기술 경쟁력을 뽐냈다.

최근 배터리3사는 중국 기업들의 공세에도 높은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 입지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인터배터리에서는 중장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배터리 청사진을 내놓은 것이 눈에 띈다.
 
[현장] 'K배터리' 3사 기술력 뽐내, 전고체배터리 '실력' 과시 신경전

▲ 국내 최대 배터리전시회 '인터배터리 2022' 로고.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2에서 배터리3사는 부스 곳곳에 자사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를 배치했다.

전시 차량을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테슬라, 삼성SDI는 BMW, SK온은 현대자동차와 벤츠 및 페라리 등이다.

배터리3사가 글로벌 주요 완성차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함으로써 현재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배터리3사는 모두 전시관의 일정 공간을 할애해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배터리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미래’ 준비에도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고체배터리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 전해질이 고체로 된 배터리를 말한다. 현재 상용화한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를 높일 수 있고 유기 용매가 없어 불이 붙지 않아 안전성도 강화할 수 있는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전고체배터리는 전기차 주행거리를 800km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 400km 안팎인 현재 전기차 주행거리를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다.
[현장] 'K배터리' 3사 기술력 뽐내, 전고체배터리 '실력' 과시 신경전

▲ LG에너지솔루션이 전시한 전고체배터리 장점과 모형. <비즈니스포스트>

LG에너지솔루션은 전시관 왼편 중앙 ‘넥스트 제너레이션(Next Generation)’를 주제로 전고체배터리를 소개했다. 특히 배터리3사 가운데 유일하게 직접 만든 전고체배터리 모형과 관련 소재를 전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전시관을 둘러보는 시간에도 전고체배터리 경쟁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고분자계, 황화물계 전고체배터리 두 종류를 모두 개발하고 있다. 전고체배터리는 고체전해질 성분에 따라 고분자계와 황화물계 등으로 나뉜다.

특히 기존 배터리공정을 활용해 생산이 가능한 고분자계 전고체배터리를 2026년 먼저 상용화하고 에너지밀도가 더 높은 황화물계 전고체배터리를 2030년 상용화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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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DI의 전고체배터리 개발 일정. <비즈니스포스트>

삼성SDI는 전시관 왼쪽 벽면에 ‘넥스트 제너레이션 배터리 테크놀로지(Next Generation Battery Technology)’라는 이름으로 전고체배터리를 홍보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삼성SDI는 황화물계 전고체배터리를 2027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특히 화면을 통해 전고체배터리 개발 일정을 상세하게 소개한 것이 관심을 끌었다.

또 삼성SDI는 지금까지 전고체배터리 상용화를 위해 이뤄온 성과를 전면에 앞세웠다.

삼성SDI는 2020년 3월 1회 충전으로 8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고 1천 회 넘게 충·방전이 가능한 전고체배터리를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한 일과 국내 최초로 전고체배터리 시험(파일럿) 설비 착공에 들어간 점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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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이노베이션의 전고체배터리 개발 협력 현황. <비즈니스포스트>

SK온은 완성차가 전시된 공간을 지난 벽면에 전고체배터리 관련 정보를 소개했다.

SK온은 이번 전시회에서 전고체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 포 퓨처 배터리(Open Innovation Platform for Future Battery)’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협력을 통해 전고체배터리 개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SK온은 미국 솔리드파워, 미국 솔리드에너지시스템, 미국 조지아 공대 이승우 교수진, 미국 텍사스대 존 굿이너프 교수 등과 폭넓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CATL을 중심으로 중국 배터리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리튬인산철(LFP)배터리를 앞세워 중국뿐 아니라 비중국 글로벌 시장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여가고 있다.

리튬인산철배터리는 니켈과 코발트를 원료로 사용하지 않아 원가가 저렴하지만 주행거리가 길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국내 배터리기업들은 리튬인산철배터리보다 주행거리가 긴 삼원계 배터리에 집중하면서 중장기적으로도 주행거리를 크게 늘릴 수 있는 전고체배터리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세워뒀다.

인터배터리 행사에 참가한 배터리업계 한 전문가는 “중국 기업의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짧은 주행거리 탓에 그 한계가 명확하다”며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리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고체배터리가 향후 시장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현장] 'K배터리' 3사 기술력 뽐내, 전고체배터리 '실력' 과시 신경전

문승욱 산업통장자원부 장관, 이방수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지동섭 SK온 대표이사 사장,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전영현 한국전지산업협회장 등이 17일 '인터배터리 2022' LG에너지솔루션 전시관에서 전고체배터리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기업들의 공세에 맞춰 정부도 배터리를 반도체에 이어 국내 핵심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인터배터리 2022 개막식과 함께 ‘이차전지 연구개발(R&D) 혁신펀드’ 결성식을 열었다. 이 펀드는 정부와 배터리3사, 기관투자자 등이 공동으로 출자해 2천억 원 규모로 조성됐으며 국내 배터리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된다.

이후 문 장관은 이방수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지동섭 SK온 대표이사 사장,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전영현 한국전지산업협회장 등과 배터리3사, 포스코케미칼, 고려아연 순으로 인터배터리 전시관을 둘러보며 국내 배터리산업 현재와 미래를 살폈다.

문 장관은 “이차전지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은 이미 배터리3사를 중심으로 전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이번 펀드를 계기로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에 걸맞는 국내 소부장 생태계도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