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파나소닉을 제치고 전기차 배터리 1위에 오르기 위해 기술력을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18일 LG화학에 따르면 배터리 양극재에 쓰이는 코발트의 함량을 낮추는 한편 니켈의 함량을 높이는 ‘하이니켈배터리’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LG화학, 전기차배터리에서 파나소닉 제치기 위해 기술력에 집중

▲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완성차회사들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고출력 배터리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LG화학은 하이니켈배터리를 앞세워 전기차배터리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양극재의 니켈 함량이 많을수록 전기차 배터리의 출력이 늘어나게 된다.

LG화학은 NCM9½½ 배터리와 망간과 알루미늄을 활용해 코발트 비중을 낮추는 NCMA 배터리 기술에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상용화된 제품은 니켈, 코발트, 망간을 6:2:2 비율로 섞은 NCM622 배터리나 7:1:2 비율로 섞은 NCM712 배터리다.

LG화학은 NCM811 배터리의 기술을 확보하고 이미 원통형 배터리에 적용하고 있다.

중국 배터리회사 가운데 기술 수준이 가장 앞선 CATL은 NCM622와 NCM712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LG화학, SK이노베이션, 파나소닉 정도가 2023년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NCM811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파나소닉은 NCM 배터리가 아니라 망간 대신 알루미늄을 활용하는 NCA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데 NCM712 배터리보다 출력 효율에서 앞서지만 안정성은 뒤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LG화학이 하이니켈배터리를 양산하는 수준에 올라서면 파나소닉이 주도하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시장의 판도가 LG화학 중심으로 바뀔 수도 있다.

게다가 LG화학의 하이니켈배터리 연구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단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길이기도 하다.

하이니켈배터리는 니켈 함량이 높아지는 만큼 코발트 함량이 줄어들게 되는데 코발트는 NCM622배터리 기준으로 배터리 전체 생산단가의 10%가량을 차지하는 고가 원재료로 코발트 비중을 낮추는 것은 배터리 원가 경쟁력과 직결된다.

LG화학은 더 먼 미래를 위한 '보험'도 준비 중이다.

LG화학은 기존 리튬이온배터리보다 효율과 안전성 측면에서 우월해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서 다른 배터리회사들보다 앞선 것으로 파악됐다.

LG화학은 앞서 1월30일 열린 2018년 4분기 콘퍼런스콜에서 2020년 중반에 전고체 배터리의 시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파나소닉보다 더 의욕적 계획이다. 파나소닉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가장 앞서있다고 평가받는데 토요타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2022년 전고체 배터리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기존 리튬이온배터리는 전해질로 액체를 활용해 충격에 민감하고 불이 잘 붙는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로 고체 물질을 쓰기 때문에 충격에 강하고 불이 잘 붙지 않는다. 영하의 날씨에서 전해질이 얼어붙을 걱정도 없다.

이런 특성 때문에 완성차회사들도 전기차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직접 투자하고 있다.

BMW와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은 각각 전고체 배터리 개발회사인 솔리드파워, 아이오닉머티리얼스와 기술협력을 맺었으며 현대차는 두 회사 모두에 투자했다. 폭스바겐도 미국 스타트업 퀀텀스케이프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는 아직 멀리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완성차회사들까지 달려들어 개발에 투자하는 만큼 시장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후지경제연구소는 전고체 배터리시장은 2035년에 28조 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화학은 기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의 연구개발에 매출의 6%를 투자하고 있다. 다른 사업부문들의 연구개발비는 매출의 4% 수준이다. 

LG화학은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12월 업계 라이벌인 삼성SDI, SK이노베이션과 전고체 배터리기술을 포함한 차세대 배터리기술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LG화학은 이미 수주잔고에서는 세계 1위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LG화학은 2018년 기준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회사들 가운데 가장 많은 수주잔고 78조 원을 확보하고 있다. 점유율 1위 회사인 파나소닉을 따라잡을 기반은 갖춘 셈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배터리 생산능력과 수주잔고 등 LG화학이 파나소닉보다 앞선 부분도 있다”며 “여기에 미래시장을 겨냥한 기술력을 더해 전기차 배터리시장을 선도하는 회사로 올라서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