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 신형 인공지능(AI) 반도체 ‘블랙웰’ 시리즈 제품의 고객사 공급이 늦춰지고 있다는 신호가 주요 협력사에서 파악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핵심인 엔비디아의 공급 지연은 미국 빅테크 기업과 글로벌 반도체 업계, IT기업 및 제조사 등에 모두 큰 변수로 꼽힌다.

투자전문지 팁랭크스는 14일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의 경고 신호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엔비디아 주주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SMCI는 올해 매출 전망치를 낮춰 내놓으며 엔비디아 서버용 반도체 제품인 GB200 관련 주문이 아직 할당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투자기관 링스에쿼티는 엔비디아가 이미 수십억 달러 규모의 블랙웰 제품을 출하했다고 발표한 점에 비춰볼 때 이는 매우 의아한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SMCI는 서버용 냉각장치 분야에서 최고 기업으로 평가받는데 GB200 관련 수주가 확인되지 않은 것은 엔비디아의 설명과 모순된다는 것이다.

링스에쿼티는 SMCI가 올해 실적 전망에서 블랙웰 관련 매출을 대부분 제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엔비디아가 블랙웰 제품 생산 및 공급에 생각보다 오래 차질을 겪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블랙웰 서버용 인공지능 반도체는 지난해 4분기부터 대량 생산 및 공급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반도체 설계 결함 문제가 불거진 뒤 고객사들이 발열 문제를 우려해 주문을 늦추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회의적 시각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SMCI를 비롯한 협력사에서 엔비디아 블랙웰 반도체의 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는 셈이다.

조사기관 트렌드포스도 올해 블랙웰 기반 인공지능 서버 출하량이 한동안 큰 폭으로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전했다.

블랙웰 출시 지연은 핵심 고객사로 꼽히는 메타와 아마존, 테슬라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 기술 발전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이러한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활용하는 IT기업과 제조사들도 영향권에 놓일 공산이 크다.

블랙웰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위탁생산하는 대만 TSMC는 물론 HBM(고대역폭 메모리)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와 같은 기업도 공급 시기가 지연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팁랭크스는 “엔비디아 주주들에 큰 기대를 받던 블랙웰 제품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그러나 여전히 엔비디아를 바라보는 시장의 관점은 낙관적”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