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군부 독재 시절부터 민주화 이후까지 우리나라가 겪었던 수많은 사건들을 현장에서 직접 겪은 인권 변호사의 생생한 증언이 담긴 회고록이 출간됐다.
대한민국 1세대 인권변호사이자 10·26 사건 당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변호인이었던 강신옥 변호사의 파란만장한 삶과 혜안 넘치는 사상 및 철학을 육성으로 요약정리한 회고록 ‘영원히 정의의 편에’(홍윤오 지음, 새빛 펴냄)가 그의 사후 3년 반 만에 출간됐다.
강 변호사는 “권위주의 정권 시기라 해도 정의와 양심을 위해 기꺼이 직이라도 걸 수 있는 판사와 검사 5명만 있었다면 수백~수천 명의 억울한 시민들과 무고한 학생들 피해와 희생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회고록은 전했다.
강 변호사가 생각하는 ‘정의’는 정치적 이념을 벗어난 것이었다.
그는 “정의란 죄 없는 사람에게는 벌을 주지 않고, 죄지은 사람에게는 성역 없이 벌을 주는 것”이라며 “정의와 불의를 가리는 일에는 진보와 보수의 구분도, 좌파와 우파의 차이도 없다”고 강조했다.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을 일으킨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을 두고 ‘대의’를 위해 ‘개인적 소의’를 희생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강 변호사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살해한 동기 중 특히 기억에 남는 대목은 ‘각하는 갈수록 애국심보다 집권욕이 강해졌다’는 진단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김재규와는 일면식도 없었다가 10·26 사건 재판을 계기로 알게 됐다”며 “그와 5개월여 일대일 접견을 해본 결과 그가 진정 인권과 자유민주주의라는 대의를 위해 개인적 소의를 희생한 의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민청학련’ 사건의 변호도 맡았던 강 변호사는 민청학련 사건을 ‘사법 살인’이라 규정했다.
강 변호사는 당시 최후 변론에서 “애국 학생들을 국가보안법 등으로 걸어 빨갱이로 몰아 사형을 구형하고 있으니 이는 사법살인 행위다. 악법에는 저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법정모욕죄 등 혐의로 체포돼 비상보통군법회의에서 징역 10년, 자격정지 10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영원히 정의의 편에’ 안에는 “악법은 지키지 않아도 좋으며 악법과 정당하지 못한 법에 대해서는 저항할 수도 있고, 투쟁할 수도 있습니다”, “법관이 양심을 갖고 판결에 임하면 어느 편이 정의라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정의가 무엇인지 몰라서 실행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용기가 없어서 못 하는 것이다” 등 우리에게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강 변호사의 어록이 담겼다.
고인의 사위이자 강 변호사의 자료를 정리해 책으로 출간한 홍윤오씨는 이 책이 주는 의미로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 현실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의 다음 단계를 어떻게 미래지향적으로 열어갈 것인지 우리들에게 진지하게 질문하는 점에 있다고 짚었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는 이 책의 추천사에서 강 변호사를 두고 “강자에게 굴종하지 않고 약자를 도와주는 억강부약(抑强扶弱)의 꿋꿋한 신념으로 정의와 양심을 지켜온 우리의 귀감”이라며 “그가 보여준 정직과 사랑과 평등의 정신이 오늘에도 구현된다면 우리나라의 화합과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강신욱 변호사는 1936년 경북 영주시에서 태어나 서울대 재학 중 고등고시 행정과(10회)·사법과(11회)에 합격해 1962년부터 서울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1년 뒤 법복을 벗고 미국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1967년 변호사로 개업한 뒤 인혁당 사건, 민청학련 사건, 3·1 민주구국선언 사건 등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의 변론을 맡으면서 대표적인 1세대 인권변호사로 활동했으며 제13대, 14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김대철 기자
대한민국 1세대 인권변호사이자 10·26 사건 당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변호인이었던 강신옥 변호사의 파란만장한 삶과 혜안 넘치는 사상 및 철학을 육성으로 요약정리한 회고록 ‘영원히 정의의 편에’(홍윤오 지음, 새빛 펴냄)가 그의 사후 3년 반 만에 출간됐다.
▲ 대한민국 1세대 인권변호사이자 10·26 사건 당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변호인이었던 강신옥 변호사의 파란만장한 삶과 혜안 넘치는 사상 및 철학을 육성으로 요약정리한 회고록 ‘영원히 정의의 편에’가 출간됐다. <도서출판 새빛>
강 변호사는 “권위주의 정권 시기라 해도 정의와 양심을 위해 기꺼이 직이라도 걸 수 있는 판사와 검사 5명만 있었다면 수백~수천 명의 억울한 시민들과 무고한 학생들 피해와 희생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회고록은 전했다.
강 변호사가 생각하는 ‘정의’는 정치적 이념을 벗어난 것이었다.
그는 “정의란 죄 없는 사람에게는 벌을 주지 않고, 죄지은 사람에게는 성역 없이 벌을 주는 것”이라며 “정의와 불의를 가리는 일에는 진보와 보수의 구분도, 좌파와 우파의 차이도 없다”고 강조했다.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을 일으킨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을 두고 ‘대의’를 위해 ‘개인적 소의’를 희생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강 변호사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살해한 동기 중 특히 기억에 남는 대목은 ‘각하는 갈수록 애국심보다 집권욕이 강해졌다’는 진단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김재규와는 일면식도 없었다가 10·26 사건 재판을 계기로 알게 됐다”며 “그와 5개월여 일대일 접견을 해본 결과 그가 진정 인권과 자유민주주의라는 대의를 위해 개인적 소의를 희생한 의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민청학련’ 사건의 변호도 맡았던 강 변호사는 민청학련 사건을 ‘사법 살인’이라 규정했다.
강 변호사는 당시 최후 변론에서 “애국 학생들을 국가보안법 등으로 걸어 빨갱이로 몰아 사형을 구형하고 있으니 이는 사법살인 행위다. 악법에는 저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법정모욕죄 등 혐의로 체포돼 비상보통군법회의에서 징역 10년, 자격정지 10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영원히 정의의 편에’ 안에는 “악법은 지키지 않아도 좋으며 악법과 정당하지 못한 법에 대해서는 저항할 수도 있고, 투쟁할 수도 있습니다”, “법관이 양심을 갖고 판결에 임하면 어느 편이 정의라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정의가 무엇인지 몰라서 실행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용기가 없어서 못 하는 것이다” 등 우리에게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강 변호사의 어록이 담겼다.
고인의 사위이자 강 변호사의 자료를 정리해 책으로 출간한 홍윤오씨는 이 책이 주는 의미로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 현실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의 다음 단계를 어떻게 미래지향적으로 열어갈 것인지 우리들에게 진지하게 질문하는 점에 있다고 짚었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는 이 책의 추천사에서 강 변호사를 두고 “강자에게 굴종하지 않고 약자를 도와주는 억강부약(抑强扶弱)의 꿋꿋한 신념으로 정의와 양심을 지켜온 우리의 귀감”이라며 “그가 보여준 정직과 사랑과 평등의 정신이 오늘에도 구현된다면 우리나라의 화합과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강신욱 변호사는 1936년 경북 영주시에서 태어나 서울대 재학 중 고등고시 행정과(10회)·사법과(11회)에 합격해 1962년부터 서울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1년 뒤 법복을 벗고 미국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1967년 변호사로 개업한 뒤 인혁당 사건, 민청학련 사건, 3·1 민주구국선언 사건 등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의 변론을 맡으면서 대표적인 1세대 인권변호사로 활동했으며 제13대, 14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