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포스코 잇단 악재 속 대폭 물갈이 인사 예고, '최정우 라인' 이시우 포함 향배 주목

▲ 포스코그룹이 잇단 악재 속에서 이번 주 내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가운데 이른바 '최정우 전 회장 라인'으로 불리는 이시우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등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포스코그룹이 잇단 악재 속에서 이번 주 내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올해 3월 취임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체제 이후 첫 연말 정기인사로, 인사 쇄신 폭과 '최정우 전 회장 라인' 정리 여부 등에 관심이 집중된다.

재계는 포스코그룹이 현재 철강, 2차전지 소재 등 양대 사업에서 모두 실적이 악화하고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 이번 인사에서 대대적 물갈이 인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대표적 최 전 회장 사람으로 평가받는 이시우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에 대한 인사 결과가 주목된다.

23일 포스코그룹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그룹은 대내외 경영환경 급변과 내부 쇄신 요구에 맞춘 인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업계는 그룹이 이르면 23일 오후, 늦어도 27일 이전에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을 보고 있다.

그룹은 올해 철강·2차전지소재 등 양대 주력사업 부진, 잦은 화재와 현장 근로자 사고, 노조 리스크 등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장 회장이 처음 단행하는 정기인사에서 어떤 쇄신 면모를 보일지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그룹은 지난 2월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지만, 이는 장 회장의 공식 취임 이전이었던 만큼 전임 최 회장 라인으로 평가되는 경영진이 다수 발탁됐다.

이에 따라 장 회장이 '최정우 지우기' 인사를 할 것인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것은 이시우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의 유임 여부다. 포스코 사장 임기는 1년으로 이 사장은 올해 3월 취임했다. 

특히 이 사장은 최 전 회장 체제에서 승승장구했던 대표적 최 전 회장 사람으로, 장 회장 체제 출범에도 포스코 사장으로 임명됐다. 

이시우 사장이 2020년 11월 광양제철소 책임자(소장)였을 때 제철소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3명의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논란은 커졌고 최 전 회장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연 산업재해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책까지 받았다. 

이런 논란 속에서도 최 전 회장은 이 사장을 광양제철소 소장에서 생산기술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 광양제철소소장과 생산기술본부장은 동일 직급인 부사장이지만, 포스코 내부에선 생산기술본부장을 한 단계 위로 평가한다.

이 사장은 지난해 3월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포스코 대표이사로 선임돼 김학동 전 부회장과 함께 포스코를 이끌었다. 지난 2월 이 사장이 포스코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되자, 내부에선 최 전 회장의 마지막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장 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이 사장을 교체할 것인지 주목되는 이유다.

여기에 이 사장 단독 대표 취임 이후 실적 부진, 잦은 안전 사고, 파업 위기 등 포스코를 둘러싼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회사는 2024년 3분기 매출 9조4800억 원, 영업이익 4400억 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5%, 39.7% 줄어든 것이다.

2024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153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6% 줄었다.

현장 안전관리 문제도 잇따랐다. 지난 11월10일 포항제철소 쇳물 생산 3파이넥스 공장에서 폭발과 함께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포항제철소는 지난 1, 2월에 이어 이번 화재까지 올해만 4차례에 걸쳐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이 사장 취임 후 현재까지 포스코 현장 폭발·화재 사고로 부상을 입은 근로자는 5명이다.

노사 갈등도 올해 내내 이어졌다. 최근 노사 간 올해 임금단체협상 잠정합의안이 나와 한숨을 돌리긴 했지만, 창사 이래 최초 파업이 일어날 뻔한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 사장이 철강 부문 전문가로, 회사의 주력 사업인 철강 본업에서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하는 만큼 이번에도 유임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다만 포스코 수익성 악화 원인이 중국발 공급과잉 등 시황에 따른 것이어서, 엔지니어인 이 사장보다 ‘재무통’ 경영인이 새 대표로 선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 회장은 이전에도 ‘최정우 지우기’를 시도했다. 장 회장은 올해 최 전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스톡그랜트’ 제도를 폐지했다. 스톡그랜트 제도는 회사 주식을 임직원에 무상으로 주는 일종의 인센티브다. 최 전 회장 시절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명목으로 도입했다.

또 최 전 회장이 벌여 놓은 사업을 축소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가 배터리 소재사인 피앤오케미칼을 매각한 것이다. 피앤오케미칼은 2020년 포스코퓨처엠이 51%, OCI가 49%의 지분을 가진 합작법인으로 설립됐다. 포스코퓨처엠은 피앤오케미칼 지분 전체를 OCI에 넘기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포스코 그룹을 둘러싼 경영 상황이 매우 어려워진 만큼, 이번에 조직 쇄신 차원에서 대대적 인사 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며 "내년 대내외 경영상황도 매우 불안하기 때문에 장 회장이 조직 쇄신으로 분위기를 다잡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