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선 IBK기업은행 노조위원장(사진)이 17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 앞 도로에서 열린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형선 IBK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찬바람이 강하게 부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 앞 도로에서 열린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정부와 IBK기업은행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김 위원장은 정부에서 해마다 IBK기업은행으로부터 1조 원 가까운 돈을 배당으로 받아 가면서도 행원들에게는 단 한 푼의 이익배당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불어오는 바람에 체감 온도는 한층 낮게 느껴졌지만 본점과 지점에서 모여든 3천여 명의 IBK기업은행 행원들은 본점 앞 3차선 도로변을 가득 메운 채 임금 문제의 불합리한 점을 지적하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IBK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시중은행과 벌어진 임금 격차의 시정을 요구하면서 이번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번 임금 관련 투쟁 과정에서 대규모 행원들을 동원한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시중은행과 똑같이 경쟁을 하고 있으나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로 같은 수준의 노동을 제공하는 시중은행보다 30%나 적은 임금을 지급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직원 1인당 약 600만 원에 이르는 시간외근무 수당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노조는 △이익배분제 도입을 통한 특별성과급 지급 △밀린 보상휴가 100% 현금 지급 △이익 배분 차원에서 우리사주 금액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투쟁은 ‘차별 임금’과 ‘체불 임금’에 맞서는 것이다”며 “공공기관 노동자 대표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 IBK기업은행 직원들이 17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 앞 도로에서 열린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한창민 의원은 “여기 오기 전까지는 ‘배부른 투정’인가 의심했다”면서도 “알고보니 임금 체불과 임금 차별에 맞선 정의로운 투쟁이다, 기업은행 노조가 노동계 가장 앞선 자리에서 정의의 길을 열어라”고 기업은행 노조에 힘을 실어주었다.
박홍배 의원은 “정부는 공공기관 노동자에게 단체교섭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국제노동기구(ILO)의 권고도 무시하며 지난 2년간 공공기관의 임금 격차, 노동 시간을 줄이지 못했다”며 “기업은행의 투쟁은 이를 바로 잡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신장식 의원은 “공공기관 노동자는 지금 ‘공노비’ 처지다”며 “기업은행 노동자의 승리가 대한민국 노동자이자 시민의 승리다”고 말했다.
▲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사진)이 17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 앞 도로에서 열린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일반 시중은행과 달리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임금의 결정권은 기획재정부에서 쥐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공무원 임금 가이드라인에 따라 국책은행의 연봉 인상률을 결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성과금을 포함해 희망퇴직 등도 시중은행과 달리 IBK기업은행 자체적으로 자유롭게 정하지 못한다.
노조는 사측인 IBK기업은행을 통해 정부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여나가기 위해 이날 대회를 시작으로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아침집회를 열 계획을 세웠다.
노조는 만약 정부와 사측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27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도 마련해 뒀다.
내년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류장희 IBK기업은행 노조위원장 당선인도 임금 문제를 장기적 과제로 안고 가겠다는 포부를 이날 행사에서 내비쳤다.
류 당선인은 “선거를 치르면서 임금보상의 절박함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이번 투쟁이 어떻게 끝나든 정당한 보상을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조승리 기자
▲ IBK기업은행 직원들이 17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 앞 도로에서 열린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