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집권 한국 배터리 3사에 악재만은 아닐 수도, 중국 관세로 반사이익 가능성

▲ 중국 REPT가 제조한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가 10월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모터쇼에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집권이 현지에 다수 생산 거점을 꾸린 한국 배터리 3사에 반드시 악재만은 아닐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K배터리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반사 이익을 누려 배터리 제조에 보조금을 줄이겠다는 다른 공약이 가져올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6일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 당선인이 내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와 대중 관세 인상이 한국 배터리 3사에 엇갈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과 정권 인수위원회는 바이든 현 정부의 대표 정책인 IRA를 폐지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IRA를 근거로 첨단 제조 세액공제(AMPC)를 지원받던 한국 배터리 3사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전기차 구매자에 최대 7500달러 세금을 공제해 배터리 판매량을 간접적으로 늘렸던 IRA 지원책 또한 트럼프 새 정부가 손볼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러나 중국 배터리에 관세가 부과되면 한국 업체가 가격 경쟁력 상승이라는 반사 이익을 거둬 IRA 폐지에 따른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 번스타인에 따르면 중국 CATL은 미국 배터리 시장의 10%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관세가 인상되면 미국 내에 생산 거점을 갖춘 한국 배터리 기업이 중국 경쟁사와 겨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했던 바와 달리 IRA를 완전히 없애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꾸준히 늘어 한국 배터리 기업에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내용도 강조됐다.

한국이 최근 계엄 사태를 겪긴 하지만 미국 기업에게는 중국산 배터리보다 여전히 정치적으로 나은 선택지라는 점도 언급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기업이 미국 대선일 이후 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투자자에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는 점도 거론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 배터리 제조사는 재충전을 할 채비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