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비상계엄 여파로 한미일 동맹 위기, 트럼프 당선보다 큰 리스크"

▲ 한국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한미일 동맹 관계가 불안해질 수 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사태가 한국과 미국, 일본의 3자 동맹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외신 분석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주요 우방국과 관계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5일 “이전까지 한미일 동맹에 가장 큰 리스크는 트럼프 정부 취임으로 예상돼 왔다”며 “그러나 한국 비상계엄 사태가 새로운 위협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예기치 못한 사태가 벌어지며 미국과 일본 정부가 모두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윤 대통령이 최근 미국과 일본을 방문하며 양국 정부와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는 데 힘썼지만 이러한 분위기가 한순간에 얼어붙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러한 사태가 한미일 동맹에 큰 위협으로 다가오게 되었다는 의미다.

지금껏 한미일 동맹 관계에서 변수는 내년 1월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꼽혔다. 트럼프 당선자가 한국 및 일본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데 다소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통령 시절 한국과 일본이 미군 전력 약화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거나 주한미군 철수를 언급하는 등 예측하기 어려운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이제 트럼프 당선자뿐 아니라 일본 정부의 리더십 약화, 윤 대통령이 스스로 남긴 상처가 모두 변수로 등장했다는 전문가 분석을 전했다.

한미일 동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 등 세 국가 정상의 성향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다는 점도 관계 유지가 불안해진 원인으로 제시됐다.

자연히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취임과 미국 정권 교체, 윤 대통령의 탄핵이 추진되는 상황이 모두 한미일 동맹 약화를 이끌 수 있다는 의미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는다면 한미일 동맹의 중요성이 다소 낮아지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조절하는 외교 기조가 자리잡을 것이라는 관측을 전했다.

최근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에 한국이 불참하며 한일 관계 악화의 조짐이 이미 나타났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미국 씽크탱크 퀸시인스티튜트는 바이든 정부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걍력히 규탄하지 않으면서 전 세계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비판도 내놓았다.

퀸시인스티튜즈는 뉴욕타임스에 “이는 미국의 언행 불일치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같은 편에 있는 인물의 행동은 무시하며 미국 정부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에 회의감을 더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