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스텔란티스, GM과 협력을 확대하면서 북미 시장에서 부진한 배터리 사업 반등 기회를 노린다.

최 사장이 내놓은 카드는 삼성SDI가 강점을 보이는 각형 배터리다. 다른 형태의 배터리에 비해 내구성이 뛰어나고 화재 안전에도 강점을 지니고 있어 완성차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 북미에서 공격적 확장, 최윤호 전기차 각형 배터리 경쟁우위 자신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삼성SDI>


1일 삼성SDI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최 대표는 스텔란티스와 함께 올해 12월 북미 현지에서 연간 33기가와트시(GWh) 규모의  각형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 생산을 목표로 합작사업을 본격화한다. 

GM과도 각형 배터리 합작법인 계약을 완료하고,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연산 약 27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 공장은 향후 약 36GWh까지 생산량을 늘릴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최 사장은 협력을 통해 북미 시장에서 전기차 각형 배터리 주요 공급사 입지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각형 배터리는 기존 잘 알려진 표준화 측면에서 용이하다는 장점 외에도 안전성과 팩 설계 측면에서의 장점이 부각되는 폼펙터다. 삼성SDI는 유연화된 규격으로 생산할 수 있는 각형 배터리인 이른바 ‘BTS 배터리’를 보유하고 있다.

또 북미 합작공장 가동을 통해 삼성SDI는 내년부터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를 통해 연간 약 4900억 원의 절세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세제혜택에 더해 최근 하락한 리튬 등 원료가격까지 더해져 삼성SDI는 가격경쟁 부담을 덜 것이라는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또 미국 등의 중국산 전기차 수입 제한 등 시장변화에 따라 북미에서 전기차 각형 배터리 공급을 늘리는 데 최 사장은 집중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과 캐나다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미국 시장을 노리는 기업들은 중국 업체들과 협력이 어려워졌다. 이뿐 아니라 중국산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관세는 7.5%에서 25%로 높아진다. 

기존 현지 투자기업이 누리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에 ‘대중국 고율관세’가 더해져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가격경쟁에서 한결 부담을 던 셈이다.
 
삼성SDI 북미에서 공격적 확장, 최윤호 전기차 각형 배터리 경쟁우위 자신

▲ 배터리 원자재인 리튬 가격 급락, 미국 자동차 업체와 배터리 합작공장 가동 등에 힘입어 삼성SDI가 북미 실적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SDI>


회사는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로 시장 성장이 전망되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수요에도 대응하고 있다.

올해 6월 공개한 ESS용 삼성배터리박스1.5(SBB1.5)는 단위 에너지밀도가 37% 향상됐고, 강화된 직접분사 기술로 화재 예방 및 확산 방지 기능을 강화한 제품이다. 인공지능(AI) 서비스 시장 성장에 따라 전력 수요도 급증함에 따라 증권가에선 회사의 북미 실적을 견인할 주요 제품으로 보고 있다.

최 사장은 북미 시장에서 주춤한 성장세를 합작법인 공장가동과 ESS 사업 등으로 타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회사의 상반기 지역별 매출을 보면 북미 시장은 2조6363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조7745억 원보다 5.0% 감소했다. 

매출 비중만 놓고 보면 유럽이 42.1%로 가장 높지만, 미국이 27.5%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2025년도 연결기준 실적을 매출 20조670억 원, 영업이익 1조6920억 원으로 전망했다. 2024년 예상실적보다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116% 각각 늘어나는 것이다.

그는 “오는 12월 북미 첫 배터리 생산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해 2025년부터 IRA AMPC 수혜가 시작돼 실적은 올해를 바닥으로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규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