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가운데),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부사장(왼쪽), 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이사 부회장 등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두산그룹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두산그룹이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해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간의 '분할·합병비율'을 조정했다.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등 3사의 대표이사는 21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두산그룹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해 변경된 합병비율을 변경 취지를 밝히고 개편 이후 사업 시너지를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 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이사 부회장,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두산에너빌리티를 두산밥캣 지분 46%를 보유한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 분할하고, 투자회사를 두산로보틱스에 흡수시킨다는 기존 합병의 골자는 유지됐다.
다만 인적분할의 '분할비율', 분할 후 합병의 '합병비율'이 조정됐다.
우선 인적분할의 분할비율은 기존 사업회사:투자회사 1:0.247에서 1:0.115로 조정됐다. 기존에는 순자산기준을 적용했으나 시가 기준을 적용한 것이다.
회사 측은 “순자산기준을 적용할 경우 주식이 시가총액보다 과다하게 감소한다는 시장 우려가 있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분할 기준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투자회사와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비율 산정에서는 투자회사에 두산밥캣 경영권 프리미엄 43.7%가 적용됐다. 이에 따라 합병비율은 기존 두산로보틱스:투자회사 종전 1:0.1276에서 1:0.374으로 상향 조정됐다.
회사 측은 “현금흐름할인모형(DCF)와 배당할인모형 등은 많은 가정이 적용되는데, 평가주체 판단에 따라 각각 달라질 수 있다”며 “또 가정에 사용되는 변수들은 본질적으로 시장가격에서 산출되는 값인데, 이번처럼 회사의 시장가격이 ‘고평가’, ‘저평가’ 논란이 있는 가운데 시장가격에서 비롯된 변수를 적용하는 건 그 자체로 모순이므로, 이를 적용한 가치평가는 불가능하다는 게 대부분 회계법인들의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 두산에너빌리티의 인적분할-합병과 관련한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며 투자회사의 수익가치 산정 시 현금흐름할인모형과 배당할인모형을 적용한 값을 산출해 함께 적시하라고 요구했다.
변경된 분할·합병비율은 최종 1대 0.043으로 종전 1대 0.031에서 상향됐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사업 개편이후 두산에너빌리티 88.5주와 두산로보틱스 주식 4.33주를 받게 된다.
기존 안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75.3주와 두산로보틱수 주식 3.15주를 받을 수 있었다.
합병 결의 이사회일인 7월11일 종가 기준으로 보유지분 가치는 기존안보다 39만 원 늘어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박상현 사장은 “주주들에게 최대한 많은 주식이 지급되는 방향으로 분할합병 비율을 변경했다”며 “이번 사업구조 개편으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양사의 성장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양사 주식을 동시에 보유함으로써 추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재편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1조 원 이상의 추가 투자여력을 확보한다.
확보한 투자여력을 대형원전, 소형모듈원전, 가스터빈 등 사업에 투자해 대형원전 20기, 소형 모듈원전(SMR) 60기 이상, 가스터빈 100기 이상 등 수주를 달성할 것이라고 그룹 측은 밝혔다.
이를 통한 두산에너빌리티 추가 영업이익은 2028년 2천억 원으로 전망됐다.
박 사장은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 분할 이전으로 수취 배당금이 감소하지만, 추가 투자로 예상되는 투자수익률은 15% 이상으로 두산밥캣을 통해 얻은 기존 배당수익보다 기대이익이 높다”고 했다.
질의 응답시간에는 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의 포괄적 주식교환 재추진 여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두산로보틱스는 인적분할-합병과 함께 두산밥캣과 포괄적 주식교환을 실시해 두산밥캣을 완전자회사로 만든 뒤 즉시 흡수합병시킨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스캇박 두산밥캣 사장은 “향후 1년간은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은) 어려울 것 같다”며 “인적분할 합병 이후에 주주 및 시장 의견을 들어보고 사업 시너지를 고려해 포괄적 주식교환 재추진 여부를 그 때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두산로보틱스의 인적분할-합병안을 의결할 임시주주총회는 12월12일 열릴 예정이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