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 증강현실 글라스 오라이언이 개인정보 침해 리스크를 안고 있어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라이언 시제품 이미지.
카메라가 받아들인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AR 글라스의 핵심 기능이 개인정보를 침해할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정책 전문지 폴리티코는 4일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메타 오라이언의 개인정보와 보안 안전성 등에 관련해 정책 전문가들이 본격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고 보도했다.
오라이언은 메타가 최근 개발자회의에서 선보인 증강현실 글라스 시제품이다. 안경 형태의 기기에 카메라와 통신 기능, 디스플레이와 다양한 반도체가 탑재돼 있다.
애플 ‘비전프로’와 메타 ‘퀘스트’ 등 기존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 기기와 달리 일상 생활에서 편리하게 착용하거나 휴대할 수 있는 제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메타는 오라이언이 널리 상용화되면 궁극적으로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기기가 될 것이라며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폴리티코는 이러한 기기가 잠재적으로 무수한 사용자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경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한 위험성도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시간으로 사용자와 주변 정보를 파악하는 카메라와 GPS, 통신 기능이 결합되면 사용자의 일상을 모두 기록하고 저장해 데이터화하고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대에 재학중인 학생 2명은 최근 메타가 이미 판매중인 레이밴 스마트글라스로 이러한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IT전문지 404미디어에 전했다.
이들은 스마트글라스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얼굴인식 기술과 결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그 결과 길을 지나다니는 사람의 얼굴만으로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와 가족에 관련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사례가 발견됐다.
하버드대 학생들은 해당 소프트웨어를 배포할 계획이 없다며 이러한 실험 결과를 공유한 것은 오직 스마트글라스의 개인정보 침해와 관련한 위험성을 알리려는 목적이라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이런 사례를 볼 때 개발자들이 스마트글라스를 악용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이와 관련한 규제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인공지능(AI) 분야에서만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개인정보 관련 규제 논의가 증강현실 분야까지 확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증강현실 기술이 발전하고 대중화될수록 오남용 위험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규제 당국과 기업들 사이 협력을 통해 이런 리스크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