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리튬 장기공급 관행'이 실적 악화 키웠다, 수요 감소에 대응 어려워

▲ 2022년 9월12일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노천 광산에서 한 굴삭기가 리튬을 채굴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그리고 SK온 등 한국 배터리 3사가 실적 악화를 겪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핵심 광물인 리튬의 장기 공급계약을 꼽는 분석이 나온다.

광물 가격이 낮아져 배터리 판매가가 하락함에도 리튬은 비싼 가격에 사들이다 보니 이익 감소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12일(현지시각) 원자재 가격조사업체 패스트마켓은 한국 배터리 생산기업 취재원 발언을 인용해 “배터리 제조사는 주로 리튬 장기 공급계약에 의존해 왔으며 전기차 제조업체들의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도 현물 리튬을 잘 구매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과거 가격이 높았던 시점에 체결했던 리튬 장기 공급 계약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리튬 가격 하락에 대응이 어렵다 보니 저렴한 가격에 배터리를 납품해 이익 감소를 겪었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패스트마켓 집계에 따르면 8일 기준 수산화리튬 가격은 ㎏당 10.5달러~12달러선이다. 4달 전인 4월2일 가격범위였던 12.3달러~14.0달러보다 킬로그램당 2달러가량 하락했다. 

수산화리튬은 니켈과 코발트 및 망간이 결합된 3원계(NCM) 배터리에 주로 사용돼 배터리 시세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여겨진다. 

이에 패스트마켓은 “글로벌 전기차 수요 정체로 한국 배터리 생산업체들이 수익에 타격을 입었다”라고 바라봤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그리고 SK온 모두 올해 2분기 실적이 내리막을 걸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2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57.6%와 37.7% 하락했다. SK온은 460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관계자는 실적 하락 이유로 직접 “금속 가격 하락”을 언급하기도 했다. 원재료 투입 후 생산까지 시차가 걸리는 이른바 ‘역래깅 효과’가 작용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