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넥슨을 시작으로 NHN, 엔씨소프트 등 국내 게임사가 ‘루트슈터’라는 새로운 장르의 게임으로 해외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루트슈터는 슈팅과 역할수행게임(RPG) 요소가 결합된 게임 장르로, 반복 플레이를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게 핵심 콘텐츠다.
 
넥슨 NHN 엔씨소프트 ‘루트슈터’ 새 장르 도전, 강자 북미 게임사 뛰어넘을까

▲ 넥슨이 지난 2일 출시한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의 연출 이미지. <넥슨>


25일 게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넥슨은 국내 게임사 가운데 가장 먼저 루트슈터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며 초기 호응을 얻고 있다. NHN과 엔씨소프트도 곧 같은 장르의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넥슨이 지난 2일 출시한 ‘퍼스트 디센던트’는 글로벌 게임 유통 서비스 플랫폼인 스팀에서 최고 동시접속자수 26만5천 명, 주간 매출 순위 3위를 기록했다.

이같은 기록은 서구권 게임 이용자들이 주로 하는 플레이스테이션·엑스박스 등 콘솔 지표를 제외한 것으로, 실제 콘솔 이용자까지 합치면 이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용자들은 퍼스트 디센던트 게임의 흥행 요인으로 뛰어난 그래픽과 캐릭터(19종의 ‘계승자’) 디자인, 중독성 있는 반복 플레이 요소 등을 꼽았다.

넥슨은 오는 7월말 콘텐츠 추가, 8월말 대규모 업데이트로 이용자를 더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NHN은 좀비 아포칼립스 루트슈터 게임 ‘다키스트 데이즈’를 올해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회사는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2번째 비공개 베타테스트(CBT)를 진행한다.

이용자는 자신의 마을과 함께 개인의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PvE(플레이어 대 환경)와 PvP(플레이어 대 플레이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프로젝트 ‘LLL’을 2025년 출시할 예정이다. 아직 정확한 게임 이름과 장르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지난 2023년 부산 지스타 전시회 시연을 통해 확인된 게임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루트슈터 게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게임 3사가 새로운 루트슈터 게임을 출시하는 것은 경쟁이 치열한 기존 슈팅게임과 RPG 사이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일반적 슈팅게임은 미국 밸브 코퍼레이션의 ‘카운터 스트라이크 2’, 미국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와 ‘발로란트’ 등 마니아층이 두터운 작품이 많아 새 게임으로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게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 RPG는 이미 포화 상태다.
 
넥슨 NHN 엔씨소프트 ‘루트슈터’ 새 장르 도전, 강자 북미 게임사 뛰어넘을까

▲ 출시 3년 이내 신작, 3~5년 된 게임, 6년 이상의 게임이 전체 게임 이용 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중. <뉴주>


반면에 루트슈터는 미국 번지의 ‘데스티니2’와 캐나다 디지털 익스트림즈의 ‘워프레임’ 등 두 게임이 가장 이용자가 많은 게임으로, 상대적으로 다른 장르의 게임에 비해 신작이 흔치 않다.

이에 따라 앞서 프랑스 유비소프트의 '더 디비전', 미국 기어박스 소프트웨어의 '보더랜드', 캐나다 바이오웨어의 '앤섬' 등 해외 게임사들이 루트슈터 장르에 도전했지만, 초기 반짝 호응을 얻었다가 이내 이용자 층이 빠져나갔다.
 
점점 더 많은 게임 이용자가 대형 게임사 작품 위주로 이용하고, 신작을 계속 이용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실제 게임산업 전문 조사기업 '뉴주'가 발행한 'PC·콘솔 게이밍 보고서 2024'에 따르면 세계 게임 이용 시간에서 6년 이상 된 게임의 비중은 계속해 증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6년 이상 된 게임은 전체 세계 게임 이용 시간에서 61%를 차지했다. 2021년에 비해 16%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신규 출시 게임은 2023년 기준 세계 게임 이용 시간의 23%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2023년 출시된 세계 수천 개의 신규 게임 가운데 48개 게임 이용 시간이 90%나 차지했다. 

이같은 게임 이용 추세에 따라 넥슨, NHN, 엔씨소프트 등 3사의 새 루트슈팅 게임이 성공하려면 이용자를 지속해 게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 콘텐츠 추가와 업데이트, 이용자 피드백 관리 등이 필요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퍼스트 디센던트'가 초기 흥행에 성공하며 국내 다른 게임사들의 루트슈터 신작 개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루트슈터는 슈팅·RPG 개발 역량과 라이브 서비스 역량이 동시에 요구되는 장르인 만큼, 이용자와 긴밀한 소통과 끊임없는 업데이트가 계속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