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블랙웰 GPU 생산 늘린다, SK하이닉스에 'HBM3E 특수' 임박

▲ 엔비디아가 차세대 '블랙웰' GPU 생산 물량을 늘리며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협력사에 수혜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 블랙웰 GPU 및 제품 홍보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아마존과 구글, 메타 등 고객사의 강력한 인공지능(AI) 서버용 반도체 수요에 맞춰 차기 제품인 ‘블랙웰’ 시리즈 생산 물량을 늘리려 하고 있다.

TSMC가 이른 시일에 블랙웰 GPU(그래픽처리장치) 양산을 시작하며 핵심 부품인 HBM3E 반도체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수혜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경제일보는 15일 관련 공급망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TSMC가 엔비디아 블랙웰 인공지능 반도체 양산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100과 B200 등 블랙웰 시리즈 GPU는 기존 제품인 H100과 비교해 성능과 전력효율을 크게 높은 엔비디아의 신제품이다. 하반기부터 고객사에 공급이 예정되어 있다.

경제일보는 엔비디아가 주요 고객사의 강력한 수요에 맞춰 TSMC에 파운드리 주문 물량을 기존 예상보다 약 25% 늘렸다고 보도했다.

아마존과 구글, 메타와 델 등 블랙웰 GPU 기반 인공지능 서버용 반도체를 도입하는 대형 IT기업들이 초반부터 다수의 물량을 구매할 것으로 전망됐다.

경제일보는 “전례 없던 수준의 인공지능 반도체 호황으로 TSMC 2분기 실적에 뚜렷한 성장 동력이 감지되고 있다”며 “인공지능 관련 시장에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비디아 B100 기반 제품의 가격은 1세트당 3만~3만5천 달러(약 4146만~4837만 원), B200 제품 가격은 6만~7만 달러(약 8291만~9673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자연히 엔비디아의 하반기 매출 및 수익성에 중요하게 기여할 공산이 크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에 핵심 부품인 고대역 메모리(HBM)를 공급하는 메모리반도체 제조사에도 신제품 출시에 따른 수혜가 퍼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블랙웰 시리즈 GPU에는 최신 규격의 HBM3E 반도체가 함께 쓰이는 만큼 엔비디아에서 공급 승인을 받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도 수혜가 본격화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에 HBM을 공급하는 최대 협력사로 자리잡고 있다.

마이크론은 그동안 공급 비중이 크지 않았는데 HBM3E 기술 개발 및 양산에 일찌감치 속도를 내면서 한국 반도체 경쟁사들을 따라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서 HBM3E 공급 승인을 받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웰 시리즈 출시에 따른 수혜 가능성은 다소 불확실한 상황이다.

투자기관 키뱅크캐피털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 품질 승인 획득에 고전하고 있다”며 블랙웰 시리즈에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중장기 관점에서 보면 삼성전자의 공급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지만 블랙웰 GPU 출시 초반에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대량의 HBM3E 수요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은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생산하는 HBM3E 물량이 이미 모두 판매된 상태라며 출하량을 늘리는 데 주력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공급 계획은 조만간 진행될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자세히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일보는 “엔비디아 블랙웰 GPU 출시 효과는 18일 예정된 TSMC 실적발표에서 가장 주목받는 내용이 될 것”이라며 올해도 인공지능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