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이 2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SK그룹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지만 지난해 5년 동안 2조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세계적인 백신회사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흔들림없이 추진하는 것이다.
안 사장은 2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독일 백신 위탁생산업체 인수와 관련해 “글로벌 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충분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 독일 클로케그룹 자회사인 IDT바이오로지카 지분 60%를 339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IDT바이오로지카는 백신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및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SK그룹 차원에서 사업 최적화인 리밸런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인수합병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안 사장은 지난해 4월 열렸던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발표했던 투자 규모보다는 줄이겠다고 했지만 그룹 차원에서 비주력 사업부를 매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 진출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실제 SK그룹에서 함께 바이오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SK팜테코의 미국 원료의약품 공장의 경우 현재 매각설이 돌고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SK팜테코는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IDT바이오로지카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백신 시장으로 알려진 10개 국가 이상에서 허가를 받은 경험이 있는 데다 100년이 넘는 사업 경력을 바탕으로 세계적 제약사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로서는 이런 경험을 살린다면 본격적으로 해외 사업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IDT바이오로지카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을 생산한다면 해외 허가를 빠르게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 가능성도 나온다.
IDT바이오로지카는 미국과 유럽 규제당국으로부터 모두 cGMP(강회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이뿐 아니라 안 사장은 그룹사 리밸런싱 분위기에서도 추가 인수합병을 검토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 진출을 위한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 사장은 2023년 4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적자를 감수하고 5년 동안 2조4천억 원을 인수합병에 투자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물론 투자 규모는 재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줄어들 수 있지만 백신 사업을 키우기 위한 추가 인수합병 가능성은 충분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4년 3월 말 기준으로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현금성 자산으로 1조2532억 원 규모를 보유하고 있어 실탄이 부족하지는 않다.
이번에 인수한 IDT바이오로지카도 실제 투입된 비용은 2600억 원가량으로 사실상 1조 원 규모의 자금이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안 사장도 이날 간담회에서 “지금은 좋은 회사를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꽤 괜찮은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 추가적 인수대상을 적극적으로 물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