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이거나 부자가 되고 싶다면 봐야 할 책, '2030 삼성전자 시나리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글로벌 거대기업들에 맞서 비즈니스 패권을 거머쥘 수 있을까? 김용원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경제팀 차장은 저서 '2030 삼성전자 시나리오'에서 삼성전자의 비전과 전략을 심도있게 분석하고 평가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부자들이 부동산 투자만 하는 건 아니다. 그들도 주식 투자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종목에 많이 투자할까. 

삼성증권에서 주식 10억 원 이상을 가진 고액 자산가들의 보유 상위 종목을 보면 1위는 다름 아닌 삼성전자다. 단기간에 급등하는 테마 종목도 많은데 왜 삼성전자일까.

여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부자들의 속성' 때문이라는 가설이 가장 설득력 있어 보인다.

부자들은 투자할 때 가장 가치가 높은 것을 고르는데 강남 아파트를 사듯, 주식 투자할 때는 한국 GDP의 20%를 담당하는 국가대표 기업 삼성전자를 고른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장기 수익률로 봐도 부동산을 넘어선다. 지난 20년간 서울 아파트는 약 250% 정도 올랐지만 삼성전자는 3500%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현재 삼성전자가 마주하는 대외적 파도는 매우 거세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IT 비즈니스 패권을 두고 글로벌 거대기업 TSMC, 애플, 인텔, 중국 그리고 국내 기업과 이른바 ‘승자독식’의 싸움을 펼쳐야 하는 상황을 만나고 있다.

새 책 ‘2030 삼성전자 시나리오’(도서출판 세이코리아)는 글로벌 거대기업과 싸우는 국가대표 삼성전자의 미래를 '국뽕'이 아닌 경쟁자들의 관점에서 ‘우리 밖의 시선'으로 통찰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앞으로 삼성전자의 미래에 디스토피아가 펼쳐질지, 아니면 서광이 비칠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질 수 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 기업의 미래를 가늠해 볼 통찰력을 가질 수 있다면 부자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경쟁사를 알아야 미래가 보인다

이 책은 삼성전자가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담은 가상 기사로 출발한다.

저자는 왜 최악을 가정한 시나리오로부터 책을 시작했을까. 삼성전자가 맞이한 2023년 현재 상황이 절대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6400억 원을 거둬 1년 전보다 95% 감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분기 영업이익도 6천 억원으로 비슷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연간 40조~50조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던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기침체와 소비위축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주력사업과 중장기 성장동력의 성과를 모두 자신할 수 없는 ‘시계제로’의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저자는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손자의 구절을 제시하면서 삼성전자의 라이벌을 소개하고 우리가 모르던 삼성전자의 현재 위치를 설명한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글로벌 1위 업체 TSMC,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영원한 라이벌 애플,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업계 거두 인텔, 미국과 반도체 패권을 다투고 있는 중국, 그리고 삼성전자의 왕좌를 노리는 국내 대기업들의 현 주소까지 치밀하게 짚어준다.
 
부자이거나 부자가 되고 싶다면 봐야 할 책, '2030 삼성전자 시나리오'

▲ 박세익 채슬리투자자문 대표는 '2030 삼성전자 시니라오'를 두고 "11만 삼성전자 임직원뿐만 아니라 600만 삼성전자 주주들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 삼성전자, 2030년 반도체 통합 챔피언을 차지할 수 있을까?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글로벌 1등을 거머쥐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9년 4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한 말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낸드플래시나 D램과 같은 메모리 반도체 이외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통신반도체는 물론 다양한 센서와 전력관리에 쓰이는 반도체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가 이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이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중심으로 하는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도 1등을 차지함으로써 반도체 산업분야의 통합 챔피언의 자리를 노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아직 후발주자다. 이 회장은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라는 거대한 라이벌을 따라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책은 삼성전자의 미래에서 파운드리 사업의 중요성이 가장 큰 만큼 제1장에서 강력한 라이벌 TSMC를 소개한다.

TSMC는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린치핀(수레나 마차의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고정하는 핀)이라 불릴 정도로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축으로 평가를 받는 업체다.

저자는 우리가 2021년 코로나19 펜데믹 당시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 주요 산업에서 극심한 반도체 공급난을 겪으면서 TSMC의 거대한 그림자를 체감한 점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아울러 TSMC가 걸어온 성장배경부터 기술로드맵, 경영전략, 미국 반도체 지원법에 이르는 대내외적 환경 분석까지 세밀하게 짚어주고 있다. 특히 10억 분의 1미터의 단위로 경쟁하는 반도체 미세공정에서 삼성전자와 TSMC가 벌이고 있는 기술경쟁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나아가 저자는 삼성전자가 TSMC와 벌일 진검승부에서 겪을 딜레마와 종합반도체 기업(IDM)으로서 승리할 수 있는 미래전략 포인트까지 제시한다.

◆ 폴더블 스마트폰의 퍼스트무버 삼성전자, 애증의 경쟁자 애플을 따돌릴 수 있을까?

'뒤바뀐 퍼스트무버와 패스트팔로워.'

삼성전자는 2019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접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를 내놓았다.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선보인지 10여년 만에 스마트폰 생태계를 뒤흔들 ‘게임체인저’를 선보인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갤럭시 폴드를 처음 공개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꾸준히 발전을 나타내고 있는 삼성전자의 고군분투 여정을 상세하게 비춰주고 있다.

아울러 중국에 생산기지를 치중하고 있는 애플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보여줬던 공급망 위기도 짚으면서 삼성전자가 지닌 강점을 분석한다.

나아가 스마트폰 등장 이후에 나타나고 있는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등 산업변화에 발맞춰 삼성전자가 애플에 대항해 준비하고 있는 빅스비와 확장현실 기기 등 사업전략에 대한 평가도 제시한다.

책 ‘2030 삼성전자 시나리오’는 과거 30년 간 미국과 일본, 대만의 쟁쟁한 빅테크 기업들과 삼성전자가 경쟁하면서 어떻게 성장했고 앞으로 어떤 과제를 갖고 있는지 냉정하게 짚고 있다. 지금 삼성전자에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2030 삼성전자 시나리오’의 저자인 김용원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경제팀 차장은 뉴욕대학교에서 미디어문화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경제경영 분석 전문 언론사인 ‘비즈니스포스트’에서 삼성과 LG, SK그룹을 출입하면서 반도체와 전자산업 전문기자로 활동해왔다. 현재는 글로벌 경제팀에서 해외시장에 진출한 한국기업과 반도체, 전기차, IT분야의 글로벌 기업에 대한 다양한 분석 기사를 쓰고 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