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주가에 미국 중국 규제와 'AI 버블' 겹악재, 투자심리 회복 어려워져

▲ 엔비디아 주가에 미국과 중국 정부의 기술 규제, 인공지능 버블 우려 붕괴를 비롯한 악재가 동시에 반영되며 투자심리 악화를 이끌고 있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홍보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 주가에 거듭된 악재가 반영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AI 버블’ 붕괴 우려도 커졌기 때문이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27일 “엔비디아의 모든 것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한꺼번에 여러 악재가 부각되며 큰 폭의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만에 약 5.7% 떨어졌다. 장 마감 뒤에도 1%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다수의 중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사전 승인이 없이는 미국의 반도체나 기술을 구매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제를 발표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산업에 에너지 관련 규제를 강화해 특정 기준을 충족하는 반도체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IT기업 알리바바의 회장이 투자은행 HSBC 콘퍼런스에서 대규모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필요성에 부정적 의견을 내놓은 점도 엔비디아에 악재로 떠올랐다.

그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에 막대한 금액을 들이는 것은 과열된 경쟁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을 전했다.

배런스는 알리바바 회장의 발언이 인공지능 버블 붕괴 가능성에 힘을 실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엔비디아 실적 전망과 주가에 반영되어 있던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급증 전망이 지나친 낙관론에 그칠 수 있다는 의미다.

배런스는 이러한 여러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투자심리에 분명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즈호증권은 “투자자 자금이 인공지능 관련 종목에서 빠져나가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과 방어주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초 중국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 ‘딥시크’가 등장한 뒤 큰 폭으로 떨어져 꾸준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딥시크는 미국 빅테크 기업과 달리 고사양 엔비디아 반도체를 다수 활용하지 않은 기술로 충분한 성능 및 전력 효율을 갖춰낼 수 있다고 주장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현재 엔비디아 주가는 연초 대비 약 18% 떨어진 상태로 거래되고 있다.

투자전문지 팁랭크스는 “엔비디아는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사업과 관련해 위태로운 처지에서 재차 걸림돌을 만나게 됐다”며 “주가 상승 동력이 이미 힘을 잃었던 만큼 앞으로 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