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로드컴과 빅테크 기업들이 AI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상용화하고 있지만 엔비디아의 기술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기반 데이터센터.
빅테크 기업의 반도체는 현재 주력으로 쓰이는 엔비디아 제품을 대체하는 대신 보완하는 역할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제시된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20일 “빅테크의 자체 AI 반도체가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며 “그러나 엔비디아는 왕좌를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AI 반도체는 빅테크를 비롯한 IT기업의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 개발과 서비스 상용화에 필수 요소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메타와 구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엔비디아 AI 반도체에 의존을 낮추려는 목적으로 자체 반도체 개발에도 상당한 투자를 벌이고 있다.
엔비디아가 관련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체제를 구축해 가격 협상력 우위를 갖췄고 물량 부족도 장기화되고 있어 공급망이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디지타임스는 빅테크 기업이 자체 AI 반도체를 상용화하려면 연구개발 이외에도 TSMC의 첨단 반도체 미세공정 및 패키징 생산 물량을 확보해야만 한다고 전했다.
다만 TSMC의 고사양 파운드리 및 반도체 패키징도 엔비디아를 비롯한 여러 고객사의 주문이 집중돼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어 충분한 생산 능력을 보장하기 어렵다.
디지타임스는 빅테크의 자체 반도체가 최적화 및 단가, 개발 기간 등 측면에서 엔비디아 제품과 비교해 장점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생태계가 이미 엔비디아 반도체를 중심으로 구성돼 자체 개발 AI 반도체는 활용 분야에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타임스는 “엔비디아 AI 반도체는 비싸지만 그만큼 성능이 우월하다”며 “소프트웨어 생태계도 이미 대적할 상대가 없을 정도라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결국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반도체로 엔비디아 제품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통신반도체를 전문으로 하던 설계기업 브로드컴도 최근 AI 반도체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키우며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을 추격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타임스는 부품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는 엔비디아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을 전했다.
브로드컴과 빅테크 기업의 AI 반도체 진출 확대는 전체 시장 규모를 키워 고객사 기반이 더 넓어지는 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디지타임스는 “빅테크 기업의 AI 반도체는 엔비디아와 경쟁해 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상호 보완적 제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며 “엔비디아에 큰 악재로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