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중머우 TSMC 창업자가 2024년 12월9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자서전 출간 기념 행사에 참석해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장중머우 TSMC 창업자가 삼성전자와 인텔의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부진 원인으로 중장기 전략 불확실성과 기술력 부족 문제를 각각 지적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기술력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바라봐야 한다고 짚었다.
대만 공상시보는 10일 “장중머우 창업자가 삼성전자와 인텔의 파운드리 분야 경쟁력 약화를 두고 날카로운 분석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장중머우는 대만에서 새 자서전을 발표하는 행사를 열고 최근 반도체 시장 현황과 관련한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TSMC가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3나노를 비롯한 첨단 미세공정 기술로 지배력을 꾸준히 강화하는 반면 삼성전자와 인텔의 부진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장중머우는 “내가 알기로 삼성전자의 문제는 사업 전략이 아닌 기술 측면에 있다”며 “다른 불리한 요소도 많지만 핵심은 결국 기술에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에서 고전하는 원인은 결국 TSMC와 대결에서 근원적 기술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데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3나노 미세공정 기술을 상용화한 뒤 본격적으로 고객사 수주에 나섰지만 퀄컴과 애플, 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사 주문은 모두 TSMC에 집중됐다.
장중머우는 “인텔은 항상 TSMC의 친구이자 협력사였다”며 “그러나 팻 겔싱어 전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던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TSMC는 인텔 CEO를 이사회 멤버로 선임하는 등 오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나 겔싱어 전 CEO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등 문제를 두고 TSMC와 신경전을 벌여 왔다.
겔싱어 전 CEO는 최근 인텔의 실적 부진과 재무 악화에 사실상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장중머우는 인텔 이사회가 처음 겔싱어 CEO를 선임할 때부터 중장기 전략이 부재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는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새 CEO를 물색하는 절차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비쳤다. 팻 겔싱어와 유사한 사례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장중머우가 이번에 발표한 자서전은 1968년부터 2018년까지 일생을 담고 있다. 사실상 TSMC를 창업했던 시기부터 경영에서 손을 떼기까지 역사가 모두 기록된 셈이다.
1931년생인 장중머우 TSMC 창업자는 현재 93세의 나이에도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사 가운데 한 명으로 활발한 외부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