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고 평가받는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수익성 개선 책임을 짊어졌다.
주 내정자가 현대차그룹으로 편입된 뒤 현대엔지니어링의 첫 재무전문가 대표라는 점에서 상장을 다시 시도할지도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15일 현대엔지니어링 새 대표이사로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해 내정했다고 밝혔다.
주우정 내정자는 1964년생으로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했다.
이후 기아슬로바키아(KMS) 경영관리실장, 기아유럽판매법인(KME) 재무실장 등을 거쳐 2010년 기아 재무관리실장에 올랐다.
2015년에는 현대제철 재무관리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원가관리실장, 경영관리실장을 두루 지낸 뒤 정의선 회장이 당시 수석부회장에 올라 그룹 경영을 총괄하기 시작한 2018년 연말 단행된 인사에서 재경본부장으로 기아에 복귀하면서 전무로 승진했다.
이듬해 기아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2020년과 지난해 두 번의 재선임될 정도로 그룹 내 단단한 입지를 지닌 재무전문가로 꼽힌다.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가 갖는 의미가 적지 않다는 시선이 나온다.
주 내정자는 곳간지기로서 기아가 잇따라 역대 최대 실적을 쓰는데 핵심 역할을 담당하며 정 회장의 신뢰를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뒤 첫 재무전문가 대표라는 특징도 주목받는다.
2011년 이후 현대엔지니어링 수장의 면면을 보면 김위철 전 사장, 성상록 전 사장, 김창학 전 사장, 홍현성 부사장 모두 (화공)플랜트사업본부장을 지나 대표이사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주 내정자에게 현대엔지니어링 수익성 개선을 위한 쇄신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이 두드러진 외형성장과 비교해 수익성은 아쉬운 수준에 머물러있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3조633억 원을 거뒀다. 2022년 8조8125억 원에서 단번에 매출 10조 원 시대를 맞이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들어 1분기에는 처음으로 분기 첫 매출 4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1조9459억 원을 거둔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연간 매출 15조 원 이상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가파른 외형성장을 기반으로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가장 높은 순위인 4위에 이름을 올렸고 올해 평가에서도 순위를 유지했다.
반면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확보 과제는 점차 커져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엔지니어링 영업이익률을 보면 올해 1~3분기 1.6%를 기록했다. 2022년 1.3%에 머물렀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2.0%로 소폭 개선됐지만 올해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엔지니어링 분기별 영업이익은 올해 들어 2분기와 3분기 각각 319억 원, 522억 원으로 1천억 원 아래까지 떨어졌다.
물론 낮은 이익 수준에도 재무건전성은 아직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3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14.8%으로 10대 건설사 가운데 세 손가락 안에 포함될 만큼 높지 않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차입금 의존도가 1% 미만으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건설업계 뇌관으로 여겨지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를 살펴봐도 리스크가 큰 기타사업(정비사업 제외) 브릿지론 보증금액은 1362억 원에 그친다.
현대차그룹은 “주우정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 재무전문가로 기아 창사 이래 최고 실적 달성에 기여한 핵심 인물”이라며 “현대엔지니어링 실적 부진 타개와 함께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룹의 대표 재무전문가인 주 내정자가 현대엔지니어링 수장에 오르는 만큼 상장 재추진 여부도 업계의 관심사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9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하며 공식적으로 상장 절차를 밟았다.
다만 건설업 침체기 산업 성장성에 관한 의문,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 등이 맞물리며 2022년 1월 말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임기만료일을 1년 넘게 남겨뒀던 김창학 전 사장의 대표 교체 결정이 2022년 2월 급작스럽게 내려진 것도 상장 철회의 후폭풍이라는 시각이 나왔다. 그만큼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이 그룹에서 중요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이 그룹 차원에서 언급되는 이유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및 정 회장의 지배력 강화와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를 지니고 있다. 이 밖에도 기아와 현대모비스가 현대제철을 사이에 두고 또 다른 지분구조를 형성하는 등 출자 현황이 복잡하다.
여기에 정 회장은 사실상 지주사로 여겨지는 현대모비스(0.32%)나 현대차(2.67%) 등 그룹 핵심 계열사들의 지분율이 작은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면서 정 회장의 지배력이 높아지는 여러 시나리오가 제기돼 왔고 이 과정에서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이 정 회장의 주요 실탄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의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율 11.72%는 그룹 주요 계열사 가운데 현대글로비스(20%)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정 회장은 2021~2022년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과정에서 지분 7%가량을 처분해 현금을 확보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상유 기자
주 내정자가 현대차그룹으로 편입된 뒤 현대엔지니어링의 첫 재무전문가 대표라는 점에서 상장을 다시 시도할지도 주목된다.
▲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에 내정된 주우정 사장이 실적 부진을 타개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린다.
현대차그룹은 15일 현대엔지니어링 새 대표이사로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해 내정했다고 밝혔다.
주우정 내정자는 1964년생으로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했다.
이후 기아슬로바키아(KMS) 경영관리실장, 기아유럽판매법인(KME) 재무실장 등을 거쳐 2010년 기아 재무관리실장에 올랐다.
2015년에는 현대제철 재무관리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원가관리실장, 경영관리실장을 두루 지낸 뒤 정의선 회장이 당시 수석부회장에 올라 그룹 경영을 총괄하기 시작한 2018년 연말 단행된 인사에서 재경본부장으로 기아에 복귀하면서 전무로 승진했다.
이듬해 기아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2020년과 지난해 두 번의 재선임될 정도로 그룹 내 단단한 입지를 지닌 재무전문가로 꼽힌다.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가 갖는 의미가 적지 않다는 시선이 나온다.
주 내정자는 곳간지기로서 기아가 잇따라 역대 최대 실적을 쓰는데 핵심 역할을 담당하며 정 회장의 신뢰를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뒤 첫 재무전문가 대표라는 특징도 주목받는다.
2011년 이후 현대엔지니어링 수장의 면면을 보면 김위철 전 사장, 성상록 전 사장, 김창학 전 사장, 홍현성 부사장 모두 (화공)플랜트사업본부장을 지나 대표이사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주 내정자에게 현대엔지니어링 수익성 개선을 위한 쇄신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이 두드러진 외형성장과 비교해 수익성은 아쉬운 수준에 머물러있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3조633억 원을 거뒀다. 2022년 8조8125억 원에서 단번에 매출 10조 원 시대를 맞이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들어 1분기에는 처음으로 분기 첫 매출 4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1조9459억 원을 거둔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연간 매출 15조 원 이상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가파른 외형성장을 기반으로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가장 높은 순위인 4위에 이름을 올렸고 올해 평가에서도 순위를 유지했다.
반면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확보 과제는 점차 커져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엔지니어링 영업이익률을 보면 올해 1~3분기 1.6%를 기록했다. 2022년 1.3%에 머물렀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2.0%로 소폭 개선됐지만 올해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엔지니어링 분기별 영업이익은 올해 들어 2분기와 3분기 각각 319억 원, 522억 원으로 1천억 원 아래까지 떨어졌다.
물론 낮은 이익 수준에도 재무건전성은 아직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3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14.8%으로 10대 건설사 가운데 세 손가락 안에 포함될 만큼 높지 않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차입금 의존도가 1% 미만으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건설업계 뇌관으로 여겨지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를 살펴봐도 리스크가 큰 기타사업(정비사업 제외) 브릿지론 보증금액은 1362억 원에 그친다.
현대차그룹은 “주우정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 재무전문가로 기아 창사 이래 최고 실적 달성에 기여한 핵심 인물”이라며 “현대엔지니어링 실적 부진 타개와 함께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주 내정자가 2021년 2월 기아 CEO인베스터데이에서 재무목표를 발표하는 모습. <기아 유튜브 갈무리>
그룹의 대표 재무전문가인 주 내정자가 현대엔지니어링 수장에 오르는 만큼 상장 재추진 여부도 업계의 관심사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9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하며 공식적으로 상장 절차를 밟았다.
다만 건설업 침체기 산업 성장성에 관한 의문,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 등이 맞물리며 2022년 1월 말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임기만료일을 1년 넘게 남겨뒀던 김창학 전 사장의 대표 교체 결정이 2022년 2월 급작스럽게 내려진 것도 상장 철회의 후폭풍이라는 시각이 나왔다. 그만큼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이 그룹에서 중요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이 그룹 차원에서 언급되는 이유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및 정 회장의 지배력 강화와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를 지니고 있다. 이 밖에도 기아와 현대모비스가 현대제철을 사이에 두고 또 다른 지분구조를 형성하는 등 출자 현황이 복잡하다.
여기에 정 회장은 사실상 지주사로 여겨지는 현대모비스(0.32%)나 현대차(2.67%) 등 그룹 핵심 계열사들의 지분율이 작은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면서 정 회장의 지배력이 높아지는 여러 시나리오가 제기돼 왔고 이 과정에서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이 정 회장의 주요 실탄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의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율 11.72%는 그룹 주요 계열사 가운데 현대글로비스(20%)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정 회장은 2021~2022년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과정에서 지분 7%가량을 처분해 현금을 확보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