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가 4680 규격 배터리를 자체 개발해 생산해도 상당한 물량을 외부 협력사에 의존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와 파나소닉의 배터리 합작공장이 위치한 기가팩토리. |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자체 생산하는 4680 규격 전기차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을 자신하면서도 여전히 외부 협력사의 제품을 대거 사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 등 기존 배터리 제조사가 공급하고 있던 물량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현지시각 23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테슬라는 전기차를 넘어 배터리 제조사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가 자체 기술로 개발하고 생산하는 4680 규격 배터리가 북미에서 가장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제품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의 배터리 생산 역량이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까워지고 있다며 임직원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슬라는 그동안 전기차에 탑재하는 배터리를 대부분 일본 파나소닉과 LG에너지솔루션 등 외부 협력사에서 사들이거나 합작 공장을 통해 생산하는 방식으로 조달해 왔다.
그러나 새 규격의 4680 배터리는 자체적으로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해 원가를 절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테슬라가 배터리 기술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올해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이런 계획을 철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왔다.
일론 머스크 CEO가 콘퍼런스콜에서 테슬라의 배터리 경쟁력을 강조한 것은 이런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대부분의 배터리는 외부 협력사에서 조달하게 될 것”이라며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 분야의 배터리 수요가 상당해 자체 조달만으로 물량을 대체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배터리 생산에 테슬라가 직접 투자를 늘리더라도 외부 협력사들의 물량은 충분히 유지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테슬라의 자체 배터리 양산체계 구축은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에 모두 불안 요소로 꼽혔다. 대형 고객사인 테슬라에 공급량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일론 머스크 CEO가 이러한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발언을 내놓은 만큼 테슬라 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른 배터리 협력사들의 수혜는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은 모두 테슬라에 공급을 목표로 4680 배터리 기술 확보와 생산 설비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의 내년 전기차 출하량이 올해보다 20~30% 늘어날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하며 성장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테슬라가 내년 상반기에 보급형 모델을 선보이겠다는 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쉽지 않은 사업 환경에도 뛰어난 역량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