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율주행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 서둘러, 엔비디아와 맞대결 노려

▲ 중국 기업들이 자율주행 반도체를 직접 개발해 엔비디아에 의존을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니오가 공개한 자율주행 반도체.

[비즈니스포스트] 화웨이와 샤오펑, 니오 등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자체 기술로 자율주행 반도체를 개발해 상용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엔비디아에 의존을 낮추려는 목적이다.

중국 이차이글로벌은 27일 “엔비디아 자율주행 반도체는 중국 자동차에 표준으로 자리잡았다”며 “엔비디아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으려는 기업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주행보조 및 자율주행 기술에 활용되는 핵심 반도체 ‘오린X’를 공급하고 있다.

조사기관 개스구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해 중국에서 약 109만 대의 오린X 반도체를 판매하며 33.5%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반도체는 약 120만 대의 출하량으로 3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미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상당한 지배력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차이글로벌은 중국 기업들이 엔비디아를 따라잡는 데 속도를 내며 갈수록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가 선두주자로 꼽힌다. 니오의 자율주행 반도체는 5나노 미세공정을 활용해 생산되며 업계 최상위 수준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샤오펑도 인공지능(AI) 관련 투자를 확대하며 올해 안에 자체 기술로 개발한 자율주행 반도체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이차이글로벌은 니오와 샤오펑, 리오토가 중국 내 엔비디아 자율주행 반도체 수요의 약 90%를 차지하는 만큼 이들의 자체 기술 확보는 큰 영향력을 갖출 수 있다고 바라봤다.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선두 기업인 화웨이도 자율주행 관련 시장에 진출해 고객사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화웨이는 제조사와 협력을 통해 자체 스마트카 사업에도 진출했다. 자율주행 반도체 개발은 스마트카 신사업과 큰 시너지를 낼 잠재력이 있다.

자율주행 반도체는 인공지능 서버용 반도체와 달리 미국의 대중국 기술 규제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중국 기업들의 기술 개발과 상용화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만 이들이 단기간에 엔비디아 기술력을 따라잡기는 한계가 있고 미국 정부가 자율주행 반도체를 추가 기술규제 대상에 포함시킬 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에 실제 성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