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이어 GM-우버 연합 '로보택시' 사업화 속도, 테슬라와 선점 경쟁 붙붙어

▲ 구글 웨이모에 이어 GM 크루즈도 우버와 협력으로 무인택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며 테슬라 로보택시와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GM 크루즈 무인차량 홍보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GM의 자율주행 계열사 크루즈가 내년부터 세계 최대 차량호출 플랫폼 업체인 우버와 협력해 무인택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구글 웨이모와 테슬라가 선점을 노리고 있는 로보택시 시장에서 GM 크루즈도 만만찮은 세력으로 떠오르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5일 로이터를 비롯한 외신을 종합하면 테슬라가 로보택시 신사업 발표행사를 늦춘 사이 구글 웨이모와 GM 크루즈-우버가 잇따라 관련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테슬라는 애초 8월8일로 계획하고 있던 로보택시 공개를 10월로 늦췄다. 유력한 잠재 경쟁사로 평가받던 기업들이 이를 기회로 삼아 투자자와 소비자의 관심을 빼앗고 있는 셈이다.

웨이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피닉스에서 요금을 받고 시범운영하는 자율주행 무인택시가 1주일에 10만 회 이상의 운행 건수를 기록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구글과 웨이모 모회사인 알파벳은 앞으로 50억 달러(약 6조7천억 원)의 투자금을 추가로 들이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본격적으로 사업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다.

며칠 지나지 않아 우버가 GM 크루즈와 무인택시 서비스 운영에 협력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우버의 차량호출 앱에서 크루즈 로보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GM 크루즈는 대형 자동차 제조사 특성상 무인택시 사업에 필요한 차량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우버는 세계 최대 차량호출 업체로 막강한 사용자 기반을 갖췄다.

두 회사는 각각 플랫폼과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 약점을 안고 있었는데 이번 협력을 통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 로보택시 신사업에서 시너지를 키울 수 있게 됐다.

우버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이른 시일에 자율주행 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사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를 두고 테슬라와 협업을 예고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테슬라 역시 로보택시를 핵심 신사업으로 앞세우고 있지만 플랫폼 경쟁력 확보에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버와 협력은 좋은 해법으로 꼽혔다.

그러나 결국 경쟁사인 GM 크루즈가 우버와 손을 잡게 되면서 테슬라는 구글 웨이모에 이어 새로운 상대와 로보택시 시장 선점 대결을 앞두게 됐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반 무인택시 서비스인 로보택시를 차세대 주요 성장동력으로 강조해 왔다.

이는 테슬라가 그동안 막대한 투자를 벌인 인공지능(AI) 기술을 본격적으로 사업화할 수 있는 방안이고 전기차 제조기업의 사업 모델 한계를 벗어날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구글 이어 GM-우버 연합 '로보택시' 사업화 속도, 테슬라와 선점 경쟁 붙붙어

▲ 구글 웨이모 무인택시 홍보용 사진.

하지만 최근 잇따라 로보택시 사업에 공격적 진출을 추진하는 구글 웨이모와 우버-GM 크루즈 연합은 모두 테슬라보다 뚜렷한 장점을 확보해 쉽지 않은 상대가 될 공산이 크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술이나 차량 시범운행 건수, 플랫폼 사용자 기반 등 로보택시 사업에 핵심으로 꼽히는 경쟁 요소에서 모두 다른 기업에 밀린다는 시각이 많다.

결국 테슬라가 10월 행사에서 차별화한 경쟁력을 투자자들에 설득하지 못한다면 사업 전망과 주가에 먹구름이 짙어질 수 있다.

다만 우버와 GM 크루즈의 협력은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관계가 아닌 만큼 테슬라도 충분히 우버와 협력을 통해 플랫폼 측면의 약점을 만회할 여지가 열려 있다.

구글 웨이모도 지난해 말부터 피닉스에서 운영하는 무인택시를 우버 앱 사용자들이 호출해 탑승할 있도록 협업하고 있다.

우버는 다른 기업과 협력에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 로보택시가 상용화된다면 이를 우버와 같은 차량호출 앱에서 부를 수 있도록 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외부 플랫폼 활용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며 자체 앱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는 만큼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GM 크루즈의 자율주행 기술은 안전성 문제를 안고 있다. 크루즈는 지난해 무인차량 충돌로 인명사고가 발생한 뒤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고 일부 지역에서 운행을 중단했다.

크루즈가 자율주행 기술에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우버와 협업으로 로보택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더라도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RBC캐피털마켓 분석을 인용해 미국 로보택시 시장이 2040년까지 5천억 달러(약 669조 원) 규모로 커지며 관련 기업들에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자연히 시장 선점을 위한 구글 웨이모와 GM 크루즈, 테슬라의 ‘3파전’도 갈수록 치열한 경쟁 양상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