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이 적자를 볼 때도 꾸준히 진행한 시설투자 효과를 본격적으로 누리고 있다.

그동안 토니모리는 자회사를 통해 화장품 제조업을 병행하며 생산 능력 확보에 힘써왔는데 최근 K뷰티 호황으로 수출 물량이 늘어나면서 드디어 투자 결실을 맺는 것으로 보인다.
 
배해동 토니모리 적자에도 구축한 생산능력, K뷰티 인기 타고 '효과 만점'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이 과거 힘들 때 투자했던 생산시설을 통해 올해 성과를 맺을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 결과 토니모리는 올해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475억 원, 영업이익 49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2분기보다 매출은 30.8%, 영업이익은 89.6% 늘어나는 것이다.

토니모리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생산시설에 꾸준히 투자했다.

토니모리는 2017년 4월 화장품 제조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자회사 메가코스를 설립했다.

메가코스 설립 당시 토니모리의 상황은 좋지 못했다. 2016년만 하더라도 자체 최대 실적을 냈지만 중국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라 직접 타격을 받으면서 2017년 적자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생산시설에 투자를 놓지 않은 것은 본격적으로 화장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생산) 시장에 뛰어들며 제품 기획·개발뿐 아니라 제조 부문까지 자체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도였다.

토니모리로서는 메가코스를 통해 자체 생산역량을 늘리는 데 성공했지만 업황 악화로 수요가 줄어든 탓에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없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기며 실적이 더 곤두박질했다.

메가코스의 기초 화장품 제조 가동률도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2018년 52%에서 2022년 37%까지 떨어졌다. 메가코스는 설립 첫 해인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오랜 부진 끝에 기회가 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부터 K뷰티 흐름을 타고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국내 인디브랜드 화장품 수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이 적자에도 불구하고 생산능력 확보에 투자한 것이 이제야 성과로 이어지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7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반등의 조짐을 보인 바 있다. 자회사인 메가코스 역시 지난해 설립 이후 첫 흑자를 냈다.

이를 증명하듯 메가코스 기초 화장품 생산라인 가동률은 2022년 37%, 2023년 45%, 올해 1분기 65% 등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기초 화장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토니모리는 미국 내 대형 유통 채널 ‘타겟’, ‘미니소’, ‘노스트롬 렉’ 매장에 입점하는 데 성공했다. 뷰티스토어 ‘얼타’, 온라인 쇼핑채널 ‘아마존’ 등으로도 채널을 확대하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대형 드럭스토어 ‘웰시아’, ‘아이즈앤토르페’와 뷰티 플랫폼 ‘앳코스메’, ‘숍인’ 등에 입점매장을 늘려나가고 있다. 4월에는 대형 잡화점 로프트 60개 점포에 입점을 완료했다.

최근에는 일본 최대 드럭스토어와 뷰티 플랫폼 등 719개 매장의 추가 입점에도 성공했다.

토니모리는 자체 브랜드 운영과 더불어 OEM·ODM까지 아우르는 화장품 업체다. 일부 제품은 자체 생산기업인 메가코스에서, 그 외 물량은 한국콜마, 코스메가코리아, 코스맥스 등에서 생산하고 있다.

국내 대다수 인디 브랜드와 달리 대형 OEM·ODM 업체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 생산과 외부 위탁 생산을 병행하고 있다. 물량 확보와 비용 절감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배해동 토니모리 적자에도 구축한 생산능력, K뷰티 인기 타고 '효과 만점'

▲ 일본 드럭스토어 웰시아(왼쪽)와 아인즈앤토르페 진열 사진. <토니모리>


증권가도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토니모리 2분기 연결 매출은 시장기대치에 부합할 것”이라며 “브랜드 사업 본업도, 자회사 메가코스의 ODM부문도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며 이익체력이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 회장은 화장품 업황 부진 이전부터 꾸준히 자체 생산능력을 강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왔다.

토니모리는 메가코스 설립 이전인 2016년 경기도 화성 바이오밸리에 생산시설을 준공했다. 이듬해인 2017년 상반기 완공된 이후 하반기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메가코스를 통해 모회사 토니모리에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한편 외부 고객사 확보에도 주력했다.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의 수주를 받기 위해 공장 인증도 추진했다. 

배 회장은 지난해 완공한 평택2공장을 기반으로 화장품 OEM·ODM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내 화장품 OEM·ODM 업계의 가파른 성장세를 고려할 때 해당 사업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배 회장은 올해 해외시장 공략에 집중한다는 방침도 세워놓고 있다. 토니모리는 현재 일본과 미국 이외에도 유럽, 동남아 등으로 입지 넓혀가겠다는 목표를 그려둔 상태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