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이사 부회장이 하반기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 부회장은 테슬라에 대한 높은 실적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양극재 수요처를 넓히는 데 최근 성공했지만,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고 실적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은 테슬라 전기차가 얼마나 팔리는지가 실적 개선을 가르는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엘앤에프 실적 변수는 여전히 테슬라, 최수안 양극재 수요처 다변화 효과 아직

▲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이사 부회장이 추진한 '테슬로 의존도 줄이기'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엘앤에프 실적의 변수로 테슬라 판매량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17일 증권 업계 전망을 종합하면 엘앤에프의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줄 주 요인은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차량 가격 인하 등으로 테슬라의 하반기 전기차 판매가 개선되면 엘앤에프의 양극재 판매도 판가(P)와 판매량(Q)이 동반 상승하는 사이클이 진행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엘앤에프는 주요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을 거쳐 테슬라에 양극재를 공급할 뿐 아니라, 테슬라에 직접 양극재를 납품하고 있어 테슬라 판매량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실제 엘앤에프 1분기 보고서를 보면 테슬라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8%에 이른다.

최 부회장은 높은 테슬라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수요처 다변화에 성공했지만, 신규 공급에 따른 실적 가시화 시점은 오는 2026년쯤으로 예상된다.

앞서 회사는 지난 3월 SK온과 6년 동안 약 13조2천억 원 규모의 양극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지난 4월에는 유럽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와 6년 동안 모두 9조2천 억 원의 양극재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SK온 계약은 올해 2분기부터 2025년까지는 미드니켈 양극재를 위주로 공급하고, 하이니켈 양극재가 공급이 시작되는 2026년부터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노스볼트와 체결한 장기 공급계약은 계약기간이 2025년 1월부터로 올해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하지만 BMW가 노스볼트와 맺은 20억 유로(약 3조) 규모의 계약을 납기 지연 이유로 지난달 전격 파기돼 회사의 양극재 공급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노스볼트는 현재 추진 중인 독일, 캐나다 등의 생산설비 투자 속도 조절을 검토하고 있다. 
 
엘앤에프 실적 변수는 여전히 테슬라, 최수안 양극재 수요처 다변화 효과 아직

▲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2023년 11월27일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구지 제3공장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한 뒤 협약서를 함께 들어보이고 있다. <대구광역시>


회사 실적의 키를 쥔 테슬라의 2분기 전기차 판매대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5% 감소한 44만3959대를 기록했다.

회사는 원자재인 탄산리튬 가격 하락으로 향후 수익성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테슬라의 판매량 회복이 간절한 상황이다.

탄산리튬 가격은 연초 1kg당 86.5위안으로 시작해 지난 4월10일 110.5위안으로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5월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16일 83.5위안까지 내려왔다.

통상 양극재 판가는 원재료 현물가에 연동되는데, 투입한 원재료 비용은 과거 시점 가격으로 매겨진다. 원재료 가격이 낮아지면 수익성이 낮아지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엘앤에프가 3분기 연속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820억 원, 영업손실 626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테슬라 향후 판매량을 놓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통령 선거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내 전기차 판매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 것은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송선재 하나증권 “테슬라는 2분기 판매대수 기준으로 단기 바닥 구간을 지났다고 판단한다”며 “사이버트럭의 생산량(램프업) 증가와 2025년 차세대 저가 모델 출시, 신공장 추가 등을 통해 신차 효과로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