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도 BMW도 'AI 인간형 로봇' 공장에 배치, 전기차 가격 하락 앞당긴다 

▲ 휴머노이드 피겨01이 BMW의 미국 스파르탄버그 공장에 배치돼 부품 생산작업을 하고 있다. < 피겨AI >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에 이어 BMW도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을 배치하면서 전기차 제조 공정에 로봇을 투입하는 추세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상대적으로 비싸 최근 수요 성장세가 둔화된 모습을 보이는데 휴머노이드로 인건비 절약과 공정 효율을 달성하면 차량 가격 하락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3일(현지시각) 제조업 전문지 어셈블리매거진에 따르면 오픈AI가 투자한 휴머노이드 기업 피겨AI의 ‘피겨01’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BMW 스파르탄버그 자동차 공장 조립 라인에 최근 투입됐다. 

스파르탄버그 공장에는 10억 달러(약 1조3815억 원)가 투입돼 전기차 제조 생산 라인이 가동되고 있는데 피겨01은 전기차 조립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제조 공장에 휴머노이드를 배치한 기업은 BMW만이 아니다. 이에 앞서 테슬라도 자체 제작한 2세대 휴머노이드 ‘옵티머스’가 전기차 공장에서 최근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에 따르면 독일 폴크스바겐과 중국 디이자동차(FAW) 역시 로봇기업 유비테크와 함께 휴머노이드만 일하는 무인 자동차 제조 공장을 짓기로 뜻을 모았다.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도 유비테크의 휴머노이드 ‘워커S’를 모터 조립 라인에 배치한 뒤 작업 훈련을 시키고 있다.

현대차도 미국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신형 휴머노이드를 생산라인에 투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전치가 제조업체들의 이러한 시도는 차량 가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을 도입하는데 초기 비용이 들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인건비를 줄여 차량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옵티머스 가격이 “자사 전기차 가격의 절반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시간이 지나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머스크 발언에 근거해 옵티머스 가격을 2만~2만5천 달러(약 3468만 원) 정도로 추정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23년 한해 동안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 비용이 40%가량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증권사 모간스탠리도 최근 보고서에서 연구개발 및 공급망 다변화로 휴먼노이드 단가 인하 잠재력이 크다고 바라봤다. 

휴머노이드 도입이 늘어 관련 비용이 줄수록 전기차 가격에도 이를 반영해 나갈 여지가 커질 수 있는 셈이다.
 
테슬라도 BMW도 'AI 인간형 로봇' 공장에 배치, 전기차 가격 하락 앞당긴다 

▲ 테슬라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2세대 모델이 사무실 안을 돌아다니고 있다. <테슬라>


전기차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제조공장 도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로 작업 특성상 반복작업이 많고 생산 효율화가 원가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는 점이 꼽힌다.

특히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 전환이 이뤄지는 과정에 가격 인하가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극복에 최대 과제로 자리잡게 되면서 휴머노이드를 활용한 공정 효율화에 관심이 높아졌다. 

유럽과 중국 등 주요국이 전기차 보급을 위해 책정했던 보조금을 축소 조정했다는 점도 가격 인하의 중요성을 키운다.

전기차 잠재 구매자들 가운데 보조금 혜택이 줄어 구매를 주저했던 사람은 원가 하락과 생산 효율화로 판매가가 낮아지면 선택을 바꿀 수도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소수 작업만 반복 수행하는 일반형 로봇과 비교해 다양한 작업에 대응할 수 있어 범용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인공지능(AI) 기반의 학습에도 용이하다. 

BMW가 도입한 피겨01은 인공지능 챗봇 챗GPT를 탑재해 새로운 작업을 학습하거나 작업자와 일부 소통이 가능해 상황 변화에도 대응이 가능하다. 테슬라 옵티머스 또한 자율주행 기술 연구로 개발한 인공지능 두뇌를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인공지능을 활용해 휴머노이드 학습을 고도화하고 제조 원가를 줄여 현장에 배치하는 로봇이 늘수록 중장기적 전기차 가격 인하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어셈블리매거진은 기술 난제와 안전문제 등이 남았다며 휴머노이드를 작업 현장에 대규모로 배치하기까지 최소 3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는 업계 전문가들 의견도 함께 전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