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구진 "산업화 뒤 세계기온 1.43도 올라", 파리협정 목표 붕괴 임박

▲ '2023 지구 기후변화 지표' 보고서를 내놓은 연구진이 온실가스 배출원을 시각화한 도표. <지구 시스템 과학 데이터>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각국이 약속한 기후목표 붕괴가 얼마 안 남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현지시각) 과학 학술지 ‘지구 시스템 과학 데이터(ESSD)’에 따르면 미국, 영국, 스위스, 독일, 프랑스 등 전 세계 과학자 57인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기후변화 추이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이 내놓은 ‘2023 지구 기후변화 지표’에는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과 농도, 기온상승, 지구 에너지 분포도 변화 등이 담겼다.

연구진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제6차 평가 보고서를 내놓은 이후 변화한 기후 현황을 확인하고자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 지구 평균기온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0.26도(℃) 상승해 산업화 이전 시대(1850~1990년)보다 1.43도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세계 각국이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지키기로 한 목표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리협정 참여국들은 세계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 아래로 억제하기로 약속했는데 이제 단 0.07도만 남은 것이다.

상승분 1.43도 안에서 인간 활동이 직접 원인을 제공한 상승분은 1.31도였다. 나머지는 엘니뇨와 화산활동 등 지구 자연환경 변화로 발생했다.

연구진은 보고서를 통해 “기온상승과 온실가스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 사이에 명백한 상관관계가 보였다”며 “2000년대 들어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세가 점차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현재 추세대로 배출이 계속된다면 기온상승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화 시대 이전부터 지금까지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70%는 화석연료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파리협정 목표를 준수한다고 가정하면 남은 탄소 예산(배출 가능한 온실가스 양)은 약 100기가톤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2021년 배출량 기준 전 세계가 2년 동안 배출하는 양보다 조금 많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