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에어부산이 4년만에 신규 운수권을 받으며 실적 기대감에 미소짓고 있다.

'알짜 노선'으로 여겨지는 부산발 인도네시아 노선에 취항하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수위권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부산 4년 만에 '알짜 하늘길' 확보, LCC 영업이익률 선두 유지 부푼 기대

▲ 에어부산은 24일 부산발 인도네시아 노선 2곳의 운수권을 국토교통부로부터 배분받았다. 


27일 LCC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운수권을 획득한 부산-인도네시아 발리, 부산-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노선의 하반기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24일 올해 국제선 운수권 배분 결과를 발표했는데 에어부산이 지방공항발 인도네시아 노선의 운수권을 취득한 것이 눈에 띈다.

에어부산은 2020년 부산-중국 장자제 노선 운수권을 배분받은 뒤로 2022년과 2023년 단 하나의 운수권도 받지 못했는데 올해 운수권 배분에서 알짜 노선으로 여겨졌던 발리, 자카르타 노선의 운수권을 둘 다 취득했기 때문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부산 김해공항을 거점으로 둔 항공사로서의 김해공항에서의 국제선 운항능력을 인정받았다”며 “인도네시아까지 운항할 수 있는 A321neo 기종을 다수 보유한 것도 요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A321neo는 좌석수 220석(일부기체는 232석), 최대 항속거리 6100km의 에어버스사의 신형 기체이다. 기존 A321ceo보다 연료효율이 15% 높아 수익성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체로 여겨진다. 에어부산은 A321neo 8대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인도네시아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양대 대형항공사가 과점을 통해 많은 수익을 거두고 있던 노선이다. 

대안이 없었던 탓에 상당수 소비자들은 높은 수준의 요금을 내고 인천공항까지 이동하며 인도네시아행 비행편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에어부산을 비롯한 저비용항공사들의 지방발 인도네시아 취항을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이유이다.

특히 부산-발리 노선은 에어부산이 단독으로 주 4회 운수권을 받아 영남권의 인도네시아행 수요를 독점할 수 있다. 부산-자카르타 노선은 진에어 주 4회, 에어부산 주 3회 등으로 운수권이 신규 배분돼 경쟁구도가 예상된다.

국토교통부가 에어부산에 신규 운수권을 준 것은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이후 추진될 산하 저비용항공사 3곳(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통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신규 운수권 배분에서 배제됐던 에어부산은 경쟁 저비용항공사들이 알짜 노선에 새로 진출하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특히 2023년도 운수권 배분에서 제주항공이 부산-몽골 울란바토르 노선 운수권을 받아 해당 노선에서는 에어부산의 독점구도가 깨졌다. 올해도 부산-울란바토르 노선의 신규 운수권을 진에어가 주 3회, 제주항공이 주 1회 각각 받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부산 4년 만에 '알짜 하늘길' 확보, LCC 영업이익률 선두 유지 부푼 기대

▲ 2024년 1분기 말 기준 에어부산의 지점 개설 및 노선운항 현황. <에어부산 1분기 실적자료>

항공업계는 에어부산이 인도네시아로 노선망을 뻗치며 상장 저비용항공사 영업이익률 선두자리를 굳힐지 관심이 모인다.

에어부산은 2023년도에 이어 올해도 1분기까지 국내 상장 저비용항공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1분기 별도기준 매출 2722억 원, 영업이익 709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27.8% 늘고 영업이익은 48.3% 늘어났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26.1%로 진에어 22.9%, 티웨이항공 18.0%, 제주항공 14.2% 등에 앞서고 있다.

에어부산은 1분기 실적보도자료를 통해 “엔화 약세가 지속에 따라 일본 여행 열기가 식지 않았다”며 “이러한 열기가 일본 노선을 주력으로 삼은 에어부산 호실적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에어부산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두고 ‘마른 수건을 쥐어짜고 있다’며 비판적으로도 본다.

에어부산의 1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별도기준 판매관리비는 159억 원으로 지난해 134억 원과 비교해 25억 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판매관리비 증가폭이 1년 사이 각각 100억 원 이상이며 진에어는 약 67억 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에어부산이 판매관리비 증가를 엄격히 통제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종식 이후 인력 확보에 속도를 내는 경쟁사와 달리 에어부산은 채용 규모를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직원들의 임금을 동결했다. 기단 규모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6대에서 2024년 1분기 21대로 줄어들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