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처음으로 연봉 5억 원을 넘게 받았다.

13일 유통업계에서는 지난해 롯데칠성음료 수익성이 악화됐음에도 박 대표 연봉은 오른 것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연봉 처음 5억 넘어서, 수익성 악화에도 보수 오른 이유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작년에 처음 보수 5억 원을 받았다.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가 제출한 2023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박 대표는 지난해 보수로 모두 5억6500만 원을 받았다.

박 대표는 2020년 말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로 선임됐지만 보수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임원이 보수로 5억 원 이상을 받아야 공시 대상이 된다. 박 대표 보수가 5억 원을 넘은 것이 지난해가 처음이란 얘기다.

박 대표는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들이 받았던 보수 가운데 2017년 이후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다. 이재혁 전 대표는 2017년 보수로 9억4900만 원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영업이익이 감소했는데도 대표 연봉을 올려주는 것이 맞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매출 3조2247억 원, 영업이익 2107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보다 매출은 13.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5% 줄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영업이익이 120억 원 정도 줄었는데 주정, 맥아 등 원재료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며 “지난해 제품 가격 인상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원재료 가격은 계속 오르다보니 영업이익이 빠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박 대표 보수 가운데 급여는 5억2400만 원, 상여는 4100만 원이다. 상여를 빼고 급여만 해도 공시 대상인 5억 원이 넘는다. 박 대표 보수가 올해 처음 공시된 것을 보면 2022년에는 급여와 상여를 합쳐도 5억 원이 안 됐을 것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을 상여를 산정할 때 고려한다. 박 대표 보수가 올해 처음 공시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영업이익이 줄어든 영향을 받아 상여가 2022년보다 깎였을 가능성도 있다.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연봉 처음 5억 넘어서, 수익성 악화에도 보수 오른 이유

▲ 지난해 롯데칠성음료는 매출 3조 원을 돌파했다. 매출 2조 원을 넘은지 12년 만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5.5% 줄면서 수익성은 악화됐다.


이는 이영구 전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받았던 보수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롯데칠성음료 음료BG 대표이사로 일하다가 2019년 롯데칠성음료 통합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박 대표 직전에 롯데칠성음료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이 전 대표가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로 있던 2020년 롯데칠성음료는 매출 2조2580억 원, 영업이익 972억 원을 기록했다. 2019년보다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9.7%가 줄었다.

이 전 대표는 2020년 보수로 5억2900만 원을 받았다. 실적이 후퇴하면서 2019년보다 상여는 1700만 원이 줄었음에도 급여는 1100만 원이 늘었다.

롯데칠성음료는 급여를 산정할 때 직급, 근속연수, 회사기여도, 직책유무 등을 고려한다.

박 대표는 1994년 롯데칠성음료 판촉부에 입사했다. 지난해 입사 30년차를 맞았다. 30년 동안 롯데칠성음료에만 몸 담은 ‘롯데맨’이다. 근속연수 30년을 채웠다.

지난해 직급도 바뀌었다. 2022년 12월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2년에는 전무 급여를 받았지만 지난해에는 부사장 급여를 받았단 얘기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박 대표 급여가 오른 이유 가운데 부사장 승진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이익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매출 2조 원을 돌파한지 12년 만에 매출 3조 원을 기록한 점이 유통업계 전체로 봤을 때도 의미가 적지 않은 만큼 회사기여도에 대한 부분도 인정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