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해외건설 수주금액이 4년 연속 300억 달러 돌파를 목전에 뒀다.

다만 정부가 올해 목표로 삼은 350억 달러 달성 여부는 올해 마지막날까지 가봐야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 수주 4년째 300억 달러 돌파, 목표 '350억 달러'는 끝까지 가봐야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윗줄 가운데)과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아랫줄 오른쪽) 등 관계자들이 24일 사우디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패키지1,4번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해외건설협회 수주통계에 따르면 11월 말까지 우리기업이 해외에서 277억4천만 달러를 수주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물산이 57억7969만 달러, 현대건설이 56억8894만 달러, 현대엔지니어링이 51억4290만 달러를 수주해 50억 달러를 넘겼다.

이어 SK에코엔지니어링(18억7597억 달러), 대우건설(16억8566만 달러), 삼성엔지니어링(12억5957만 달러), GS건설(9억6930만 달러), DL이앤씨(7억4387만 달러) 순서로 해외수주액이 많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말과 비교해 54.3% 감소한 것을 제외하고 대부분 건설사들의 수주가 급증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한 수주 증가율은 삼성물산 17.8%, 현대건설 111.4%, SK에코엔지니어링 2810.8%, 대우건설 68.3%, GS건설 46.6%, DL이앤씨 29% 등이다. 

올해 국내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자 대형건설사들은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일환으로 적극적으로 해외수주에 나섰는데 그런 노력이 결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이 투르크메니스탄에서 키얀리 요소·암모니아 비료플랜트와 투르크메나밧 인산 비료플랜트 등 대형 플랜트 수주를 앞두고 있어 4년 연속 해외수주 300억 달러 돌파는 가시권에 들어왔다. 투르크메니스탄 정부와 올해 안에 계약체결을 추진하고 있는데 규모는 약 25억 달러(3조3800억 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다만 정부가 세운 해외수주 목표 350억 달러 달성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것으로 파악된다. 발주처의 상황에 따라 결과가 갈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대우건설의 이라크 알포항만 신규 공사(금액 미정), DL이앤씨의 파키스탄 수력발전댐(4억6천만 달러), GS건설의 싱가포르 철도(5억 달러)·인도네시아 배터리공장(2억5천만 달러) 등이 남아있지만 발주처와 계약이 올해 이뤄질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연말 예산을 처리하거나 집행하는 경우가 많아 막바지에 수주가 나올 가능성도 있고 계약금액이 증액돼 변경되는 사례도 나타날 수 있다”며 “정부 목표 달성은 연말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올해 대규모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았던 사우디아라비아의 파드힐리, 사파니아 가스전 프로젝트 입찰 일정이 내년으로 밀린 점도 수주 목표 달성을 낙관하기 어려운 대목으로 꼽힌다.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파드힐리 가스전 프로젝트는 총 4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로 파드힐리 가스 생산량을 하루 15억 입방피트까지 늘리는 것이다. 

프로젝트는 4개 패키지로 나눠져 있다. 구체적으로는 패키지1(가스처리 공장 확장), 패키지2(황 회수장치), 패키지3(초기 토목공사), 패키지4(유틸리티) 등이다. 

사파니아 가스전 프로젝트는 36억 달러 규모로 중동 최초 해상 유전이자 세계에서 손꼽히는 유전지대로 페르시아만 사우디아라비아 해역 약 70km 길이 경사면 의 1600m 깊이에 위치한다. 현대건설이 입찰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은 내년 국내 부동산시장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에서 해외 발주처가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둔 만큼 2024년에도 적극적으로 해외수주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Aramco)는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투자집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람코는 2023년 3분기 누계 기준으로 전년보다 매출이 각각 21%, 26% 감소했지만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부문 설비투자금액은 각각 18%, 12% 늘렸다.

아람코는 3분기 실적발표를 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사업 추진에 힘을 싣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실제 9월 말 미드오션에너지(MidOcean Energy) 지분 일부를 5억 달러에 인수하며 해외 첫 액화천연가스분야 투자를 집행하기도 했다. 

전체 사업 규모가 5천억 달러에 이르는 네옴시티 관련 프로젝트 발주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NEC(National EPC Champion) 협약 관련 수의계약 역시 내년에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이탈리아 사이펨 등이 대상으로 현대건설은 사우디 협력사로 건설, 수자원처리시설 전문 종합건설사 RTCC를, 삼성엔지니어링은 석유가스분야 종합에너지기업 ARPIC를 협력사로 선정했다. 

이밖에 원전수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사업비 9조 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1200MW)과 사업비 10조 원이 넘는 폴란드 퐁트누프(1400MW, 2~4기) 원전 본 계약이 2024년 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건설 수주 4년째 300억 달러 돌파, 목표 '350억 달러'는 끝까지 가봐야

▲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13일 서울 용산구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린 '원스톱 해외건설 지원 정책포럼'에 침여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팀코리아의 일원으로 대우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가 시공사로 참여해 수주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2027년 해외건설 연간수주 500억 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4대 건설강국제 진입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4년에도 적극적 지원을 펼치기로 했다. 

김병환 원스톱 수출수주지원 단장 겸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3일 ‘원수톱 해외건설 지원정책 포럼에서 “우리기업의 해외진출과 수주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수출입은행 특별계정을 2500억 추가 조성하고 해외건설 업계의 오랜 숙원인 해외법인 대여금에 대한 손실 인정 특례신설, 해외건설 노동자 비과세 혜택 확대를 내년 본격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 아래 원스톱 수출수주지원단은 우크라이나재건사업,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등 해외건설 시장에 대응한 지원정책과 사업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류수재 기자